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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코로나로 후각 잃은 미국 일가족… 집안 화재 모른 채 목숨 잃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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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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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한 리베라의 집.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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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던 일가족이 후각을 잃어 집에 불이 난 사실을 모른 채 목숨을 잃을 뻔했다.

1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2시경 미국 텍사스주의 와코 지역의 한 가정집에서 불이 났다. 집에는 일가족 4명과 반려견 4마리가 있었는데, 이들은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후각을 상실해 연기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있었다.

가족들을 극적으로 구출한 사람은 이 집의 딸이었던 17세 비앙카 리베라였다. 유일하게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던 리베라는 무언가 타는 냄새를 맡고 눈을 떴다.

리베라는 "플라스틱이 타는 듯한 냄새에 곧바로 방에서 뛰쳐나갔다"며 "연기가 너무 자욱해 통로를 지날 수도 없었다"고 발혔다. 리베라가 거실로 나왔을 당시는 이미 집 전체가 화염에 뒤덮힌 상태였다.

하지만 리베라는 연기를 뚫고 가족 모두를 깨워 구출에 성공했다. 리베라는 연기가 자욱한 통로를 지나 반려견 4마리까지 놓치지 않고 뒷문으로 데리고 나갔다.

리베라는 "가족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기에 내가 다치는 건 전혀 상관없었다"며 "내가 영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리베로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누구나 했을 일을 한 것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와코 소방당국은 이 사건에 대해 '대형 화재'였다며 인명 피해가 없는 것이 천운이라고 평가했다. 재산 대부분을 잃은 리베라 가족은 현재 적십자의 지원을 받아 모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후각상실은 코로나19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지난 6일 프랑스 파리 샤클레대 의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 코로나19 환자 2581명 중 대부분이 후각 상실을 겪었으며, 경증환자의 85.9%가 후각 기능을 잃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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