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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두 동강 난 美… 무장·폭력시위 일상화 우려 [美 바이든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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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받는 바이든 화합 기치

트럼프 탄핵·의회 난입 등 발목

“강경 보수세력 테러 속출 가능성”

국제사회 신뢰 회복에 비관론도

세계일보

의회 난입했던 트럼프 지지자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서쪽 출입구를 점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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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정부가 20일(현지시간)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4년 동안 두 동강이 난 미국을 다시 하나로 만들기 위해 그는 ‘포용’, ‘화합’, ‘통합’, ‘초당 정치’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집어던지고 국제사회에 복귀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이 직면한 현실이 너무 엄혹해 바이든 당선인의 비전은 결국 신기루에 그칠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최소 5명이 숨지는 유혈사태로 비화한 의회 난입사건은 바이든 시대에 일상이 될 가능성이 큰 우파 포퓰리스트들에 의한 무장·폭력 시위사태의 예고편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시대 개막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기관이나 정치 지도자 습격 등 테러 사태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에서 정치적 분열은 이제 낙태, 총기 소지 등을 둘러싼 이념 대결이 아니라 상대방의 현실 인식을 참지 못하는 극단적 충돌 양상을 띠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한테 표를 던진 7400만명가량의 미국인 중 약 3분의 2가 여전히 바이든 당선인을 합법적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 플로리다주로 내려가 체류하며 2024년 대선 재출마 등을 노리고 바이든 정부 흔들기에 나설 게 확실하다. 이런 정치 환경에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타협하려는 정치인이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의회 난입사건 후폭풍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궁지에 내몰린 건 틀림없다. 바이든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사법당국은 이 사건 주동자들을 추가로 색출하고, 공화당 하원의원 등 의회 내부 조력자도 찾아내 심판대에 세운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정부를 떠받쳐 온 백인 우월주의와 극우 및 우파 포퓰리즘 세력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美 군악대, 퍼레이드 리허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을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 인디펜던스 애비뉴에서 전통의상 차림의 미 군악대가 퍼레이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일대엔 주방위군 2만5000명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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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트럼프 정부 4년 동안 미국 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심지어 주류 정치권을 위협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해 온 이들 강경 보수세력이 쉽게 물러날 가능성이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을 둘러싼 국제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발생국 중국은 이 사태를 잘 통제하며 지난해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 반면 중국과 G2(주요2개국)로 불리는 미국은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며 경제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사태, 그에서 비롯한 의사당 유혈폭력 등으로 ‘미국이 세계 민주주의의 모델’이란 기존 인식을 놓고서도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바이든 정부가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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