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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걱정마세요” 수술 앞에서도 민병헌은 의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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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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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건강하게 돌아오겠습니다.”

외야수 민병헌(34·롯데)이 수술대에 오른다. 롯데는 18일 “민병헌이 오는 22일 서울대병원에서 뇌동맥류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심할 경우 뇌출혈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러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민병헌은 의연했다. 오히려 주변을 안심시키는 모습이었다. 이날 스포츠월드와 연락이 닿은 민병헌은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있는데 괜찮다.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처음 질환을 발견한 것은 2019년이다. 두통을 느낀 민병헌은 병원 문을 두드렸다. 일시적인 통증이라 여길 수도 있었지만 가족력이 있었기에 검사를 진행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뇌출혈로 유명을 달리했다. 민병헌은 “그때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다”면서 “일찍 발견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정기검진을 통해 경과를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해왔다. 최근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측 소견에 따라 구체적 일정을 잡게 됐다.

“핑계를 대고 싶진 않다.” 민병헌은 그동안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묵묵히 할 일에 집중할 뿐이었다. 지난 시즌 부진을 겪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2013시즌부터 7년 연속 이어 오던 3할 타율이 깨졌다. 109경기에서 타율 0.233(309타수 72안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주장이었던 만큼 마음고생도 심했을 터. 시즌 도중 허문회 감독에게 직접 2군행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아무래도 컨디션을 관리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본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민병헌은 “야구할 때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못해서 아쉬웠다기보다는 팀이 어려울 때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맘이 컸다”고 돌아봤다.

예년이라면 한창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었을 시기. 올해는 조금 다른 봄맞이를 꾀하게 됐다. 프로데뷔 후 민병헌이 전지훈련에 불참하는 것은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수술 사실을 밝힌 배경이다. 민병헌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미리 구단을 통해 이야기 드리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캠프가 꾸려지는 데 안 간다고 하니 느낌이 좀 이상하긴 하다”고 덧붙였다.

복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개개인에 따라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안정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민병헌은 2018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 80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원래대로라면 올해를 끝으로 FA 자격을 재취득하게 되지만 수술로 인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병헌은 “FA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최대한 빨리,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외야수 민병헌이 뇌동맥류 수술을 받는다. FA를 앞둔 시점에서 여러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괜찮다”며 주변을 안심시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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