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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CT·MRI 없이도 동맥경화 살핀다…포스텍 ‘인공동맥혈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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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 조동우 교수팀, 세포 프린팅 기법 활용 생체 외 죽상동맥경화증 모델 개발

헤럴드경제

세포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생체 외 죽상동맥경화증 모델.[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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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오래된 수도관에 녹이 슬거나 이물질이 침착하면 지름이 좁아지거나 막혀 수도관이 터져버린다. 인체의 혈관도 이와 같은데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의 가장 안쪽 막에 콜레스테롤 침착해 혈관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이 같은 혈관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CT, MRI 등 정밀검사가 필수적인데 국내연구진이 생체 밖에서 죽상동맥경화증을 관찰할 수 있는 인공동맥혈관 모델을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창의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 연구팀은 여러 세포층으로 구성된 기능성 동맥혈관을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죽상동맥경화증은 대표적인 심혈관 질환으로, 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구부러진 동맥 영역에서의 이상지질혈증으로 인한 염증반응에 의해 발생한다. 죽상동맥경화증을 관찰하기 위해 다양한 체외 모델이 연구됐지만, 여러 층의 세포가 공존하거나 작은 부위에서 난류를 생성하는 등 죽상동맥경화증의 실제 미세환경을 체외에서 재구성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혈관, 특히 큰 동맥은 단순히 속이 빈 튜브가 아니라 혈관 내피 세포, 근육층 및 결합 조직을 지닌 복잡한 조직이다. 특히 혈관의 다양한 해부학적 구조에 따른 혈류의 역학적 특성 변화와 그로 인한 질병 발생에 대한 영향을 규명하는 것은 더욱더 어려웠다.

지금까지 바이오프린팅 기법은 압출식 프린터의 노즐 끝에서 나오는 재료를 공기 중에 놓인 편평한 바닥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3D 구조체를 구성했다. 그런데, 연구팀은 한 단계 더 나가 노즐 끝에서 나오는 재료가 바이오잉크 배스 안에 프린팅되게 만들어 기존의 기법보다 구조적으로 더욱 안정된 3중층의 혈관을 만들 수 있는 인-배스 동축 세포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 혈관내피층, 근육층, 섬유아세포층을 포함한 3층의 세포층으로 구성된 기능성 동맥 혈관을, 다양한 기하학적 형태로 제작했다. 또한 혈관의 구조적 특이성에 따른 혈류의 역학적 변화를 확인하고, 협착형 및 곡형 혈관에서 형성된 혈액 난류가 내피세포 기능장애를 유발함을 증명했다.

또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동맥혈관에 혈관질환 치료 약물인 아토르바스타틴을 처리해 내피세포의 활성화, 백혈구의 화학 주성과 식세포 작용, 콜레스테롤 변이 등에 관련된 유전자 발현을 확인해 약물 실험 플랫폼으로서의 효용성도 입증했다.

조동우 교수는 “인-배스 동축 세포 프린팅 기술을 통해 구축된 생체 외 죽상동맥경화증 모델은 혈관의 구조적 특이성에 따른 혈류의 역학적 변화 및 화학적, 물리적 자극에 의한 혈관 활성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며 “죽상동맥경화증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효과적인 약물 및 치료법을 모색하는 유망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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