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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푸틴 정적 나발니, 귀국길 올라… 러시아 당국 “귀국 동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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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공항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 앉아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7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정부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인 뒤 그간 독일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았다. 러시아 교정당국은 그의 귀국과 함께 체포를 예고한 상태다.

나발니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면서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앞서 13일 트위터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시 비행기는 옴스크에 비상착륙했고, 그는 옴스크의 병원에 머물다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치료를 받고 18일만에 의식을 회복한 그는 베를린에서 재활 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서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했지만 러시아는 부인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지난 14일 나발니가 집행유예 판결에 따른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수배 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며 그가 귀국하면 곧바로 체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 루블(약 5억9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에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나발니는 SNS 등을 통해 푸틴 정권의 부패와 정경유착을 폭로하며 유명해진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정부 인사다. 그는 2011년에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 통합러시아당을 “사기꾼과 도둑놈들의 정당”이라며 투표 조작 혐의를 제기했다가 15일간 구금됐다. 또 푸틴의 종신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 국민투표도 “위헌이자 헌정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2013년에는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고, 2018년에는 푸틴과 함께 대선에 나섰다가 사기 혐의로 낙마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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