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K웹툰 애니로 만들어달라” 美 청원까지…전 세계 강타한 한국 웹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웹툰이 애니·드라마 등으로 글로벌 흥행
스위트홈, 이태원클라쓰, 나혼자만레벨업 인기작 多
K웹툰 기반 콘텐츠, 한류 새 주류로 자리매김

조선비즈

네이버웹툰 기반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포스터. /넷플릭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이 개봉 한 달이 다 돼 가는데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스위트홈은 지난달 18일 첫 공개 이후 나흘 만에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유럽 등 70개국 이상에서 ‘오늘의 톱10’을 기록했다. 15일 전 세계 인기 콘텐츠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달 현재도 넷플릭스 내 글로벌 9위다.

K(코리아)웹툰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한류의 새로운 주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위트홈처럼 드라마로 재창작되기도 하지만 영화, 애니메이션, 번역본 등 다양한 형태로 파생된다. 올해도 스위트홈 못지않은 대작들이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기대를 키우고 있다.

K웹툰의 글로벌 진출 신호탄을 쏜 작품은 ‘신의탑’ 애니메이션이었다. 네이버웹툰이 원작인 이 작품은 한·미·일 3개국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미국 ‘크런치롤’이 투자·유통사로 참여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이 제작을 총괄했다. 신의탑 애니는 지난해 4월 첫 방영 이후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서 주간 인기 애니메이션 랭킹 1위를 기록했다. 또 애니메이션 인기 조사 사이트인 ‘애니메 트렌딩’에서 12주 연속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신의탑 흥행에 힘입어 네이버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도 잇달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미국, 일본 등에서 방영됐다.

신의탑 애니보다 먼저 글로벌 진출을 했지만 뒤늦게 주목받은 작품이 ‘이태원 클라쓰’다. 다음 웹툰인 이태원 클라쓰는 2017년 일본에 ‘롯폰기 클라쓰’라는 제목의 웹툰으로 재출시됐다. 롯폰기 클라쓰는 약 3년 뒤에야 빛을 발했는데, 지난해 원작 이태원 클라쓰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다. 롯폰기 클라쓰는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 인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카카오의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4% 증가했다.

조선비즈

다음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달라는 청원(petition)까지 등장했다. 미국 온라인청원사이트 ‘change.org’에 올라온 이 청원은 1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change.org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웹툰에 매료돼 영상화시켜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기도 한다. 카카오 웹소설로 처음 나와 웹툰으로 재탄생한 ‘나 혼자만 레벨업’은 지난해 8월 미국 온라인청원사이트(change.org)에서 화제가 됐다. 팬들이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달라는 청원을 올려 17만명이 참여한 것이다. 미국 독자들은 이 청원에서 "이 훌륭한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 인생 만화 10위 안에 드는 작품이다" "노벨상을 줘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K웹툰 기반의 콘텐츠들이 글로벌에서 잇달아 흥행한 것은 전 세계 독보적인 국내 웹툰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 도제식에서 벗어나 웹툰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작품을 그려낼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둔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참신하면서 흥미로운 소재들이 만화 시장에 쏟아졌고 자연스럽게 좋은 작품들이 2차 창작으로 이어지게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에서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국, 일본에서도 웹툰 시스템을 도입해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조선비즈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최근 출시했거나 올해 출시를 앞둔 네이버웹툰. /네이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글로벌 진출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착수한 웹툰 사업 관련 지배구조 개편을 12월 마무리했다.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아래 한국, 일본, 중국 등 각지 법인을 둔 형태다. 네이버는 아시아, 북미를 넘어 유럽과 남미 지역으로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당장 네이버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돼 전 세계 방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애니메이션 ‘나노리스트’, ‘유미의 세포들’이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제작이 완료되면 해외 유통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픽코마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현재 1위 사업자다. 올해 카카오페이지 대만과 태국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또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카카오페이지는 타파스 2대 주주로 등극한 이후 지난해 7~11월 사이 타파스에 주요 지식재산(IP)을 공급, 작품 14개에서만 85만달러(약 9억50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오는 2월 중으로 다음 웹툰 ‘경이로운 소문’을 영문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이미 지난해 OCN에서 드라마로 기획, 넷플릭스에서도 방영되며 ‘스위트홈’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