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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20분만에 아바타 만들어준다, 삼성이 키운 '새끼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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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플럭스플래닛 서비스 [사진 플럭스플래닛]



“그동안 새로운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이 많이 나왔지만 사람 중심의 콘텐트나 서비스는 부족했습니다. 사람을 실사 기반으로 3차원(3D)이나 4D로 구현하기 어려워 주로 주변 환경을 관람하거나 체험하는 데서 그친 거지요. 이 한계를 딛고 실사 기반의 ‘실감 아바타’ 제작에 도전한 이유입니다.”

이상엽 플럭스플래닛의 대표는 15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창업 이유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 회사는 4D XR(AR과 VR을 조합한 혼합현실) 스튜디오에 방문한 고객의 ‘아바타’를 만들어준다.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면 20~30분 안에 실제와 가까운 아바타가 생성되고, 여기에 컴퓨터그래픽(CG) 기반으로 선호하는 옷을 입어볼 수 있는 ‘웨어미(WearME)’ 서비스다. 이때 옷은 ‘가상 옷’이 아니라, 의류 브랜드가 실제 판매하고 있는 옷이다.

플럭스는 삼성전자가 발굴, 후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기업 중 하나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의 노하우를 외부로 확대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플럭스는 삼성의 AR 이모지(캐릭터)를 실사 형태의 아바타로 대체하는 방안을 삼성전자와 협업 중이다.

14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1’에는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지원한 스타트업 20여 곳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최대 기업이 키우는 ‘새끼호랑이’인 셈이다.

이번 CES에는 플럭스를 포함해 삼성전자가 최근 1년간 C랩 인·아웃 사이드를 통해 지원한 21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네이버의 기업형 액셀러레이터 ‘D2스타트업팩토리(D2SF)’가 육성한 기술 집약형 스타트업 6곳도 참가했다.

이상엽 대표는 “올해는 오히려 (온라인 진행으로) 공간적 제약이 사라져 스타트업에게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국내외의 여러 회사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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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C랩 아웃사이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딥핑소스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학습에 꼭 필요한 정보만 보존하는 데이터 기술을 개발했다. 민감한 개인정보는 데이터 자체를 알아볼 수 없게 파쇄한 후 필요한 정보만을 골라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익명화 솔루션을 통해 사실상 새로 만들어낸 데이터라 저작권 문제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AI 기술 발전에 기여하면서도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또 다른 AI 스타트업 브이터치는 ‘가상터치 패널’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직접 화면을 만지지 않아도 손가락이 가리키는 위치와 동작을 인식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접촉 감염의 위험을 막고, 휠체어를 탄 상태이거나 키가 작아도 쉽게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조만간 엘리베이터·키오스크·자판기 등에 적용해 시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CES에서 ‘CES 혁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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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네이버 D2SF의 지원을 받은 공간정보 서비스업체인 모빌테크는 ‘LC-로컬라이저’을 내놓아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기존 GPS 대비 100배 이상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토대로 자율주행 로봇·자동차 등에 필요한 3D 지도를 만든다. 최근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인국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상무)은“스타트업들이 CES라는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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