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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슈 로봇이 온다

코로나 속 온라인 CES …AI·로봇·자율주행서 “뉴노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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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인 'CES 2021'은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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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혁신은 멈추지 않는다.”

14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1’은 이렇게 네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 CES는 1967년 처음 개막한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무역 갈등 영향으로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참여 업체는 지난해 4400여 개에서 올해는 1961개로 줄었다. 현대차·도요타·혼다 등 주요 자동차 업체도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들어온 청소·건강관리·방역 신기술



하지만 삼성전자·LG전자 등 글로벌 IT 맹주들은 11~14일 나흘간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5세대(5G) 통신과 결합한 가전제품·로봇, 자율주행 분야의 신제품·신기술을 쏟아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뉴노멀(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올해 CES의 주제는 ‘일상을 지킬 수 있는 디지털’이었다.

IT 업체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집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른바 집콕 생활이 대세가 되면서 서빙·청소·건강관리를 맡는 가전제품과 로봇이 이번 CES의 ‘주인공’으로 조명 받았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은 “사무실·피트니스센터·오락공간이 모두 ‘집’에 녹아든 시대에 삼성은 첨단기술로 보다 나은 일상을 제시하겠다”(6일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고 밝히기도 했다.

대표 제품이 ‘제트봇 AI’다. 삼성이 인텔의 AI 솔루션을 도입해 선보인 로봇청소기인데, 사물인식 기술을 통해 1m 안에 있는 전선·양말·반려동물 같은 작은 장애물을 자동 식별한다. 카메라와 센서, 5G를 통해 집 밖에서도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도 있어 ‘청소기 이상’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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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1일 선보인 '제트봇 AI' 로봇청소기. 이번 CES에서 생활가전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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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로봇은 신기함 넘어 생활에서 유용해져”



아직은 연구단계인 ‘삼성봇 핸디’도 눈길을 끌었다. 한 팔 로봇인 핸디는 물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스스로 인식해 잡거나 옮기면서 집안일을 돕는다. “핸디야, 테이블 세팅해 줘”라고 하면 테이블 위에 젓가락과 숟가락을 놓아주는 식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씨넷의 브라이언 쿨리 선임기자는 ‘CBS 모닝쇼’에 출연해 “(핸디는) 센서와 카메라로 와인을 따르거나, 꽃병에 꽃을 꽂는 정교한 동작도 가능하다”며 “‘신기한’ 로봇을 넘어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유용한’ 로봇”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고 자외선 방역 작업을 하는 로봇(‘클로이살균봇’),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 ‘셰프봇’ 등을 공개했다. 살균봇은 올해 상반기 중 북미지역에 공급돼 호텔·병원·복지시설 같은 곳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고객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편리와 재미,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제2의 집’…엔터테인먼트 확대



이스라엘 스타트업 타이토케어는 환자가 직접 측정한 데이터를 의사에게 보내면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기를 들고 나왔다. 체온·맥박·귓속·폐·심장 등의 상태 등을 검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로봇 전문업체 케어클레버의‘큐티’는 평소엔 집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응급 상황이 생기면 의료진과 연결하고, 앰뷸런스를 호출한다.

집 다음은 자동차다. 기업들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면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얹어 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일본의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은 자동차를 아예 ‘제2의 집’이라고 정의했다. 스캇컬츠너 파나소닉 오토모티브 대표는 “자동차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 정치 집회도 이뤄지는 공간”이라며 “‘스파이더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를 두 번째 집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파이더 플랫폼은 카메라·음성인식·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차량 내 음악과 냉난방, 좌석 위치 등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차량 대시보드 스크린인 ‘MBUX하어프스크린’도 눈길을 끌었다. AI 기능이 들어간 폭 141㎝짜리 대형 디스플레이로, 이를 통해 탑승자는 음악·내비게이션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주행 중 “이 식당의 이름이 뭐야”라고 물으면 음성으로 답을 해준다. 벤츠의 고급 세단 전기차인 EQS에 장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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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MBUX 하이퍼스크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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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인텔이 투자한 자율주행 전문업체인 모빌아이는 “내년부터 텔아비브에서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혁신상 386개 중 한국 기업이 100개 수상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에도 TV와 냉장고, 가정용 로봇 등 주요 제품군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백미는 스마트폰이었다. LG는 개막일인 11일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인 돌돌 말고 펼 수 있는 ‘롤러블’의 티저 영상으로 화제몰이를 했다. 불과 5초 분량이었지만 “주름이 잡히는 폴더블폰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폐막일인 14일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을 발표했다. 전문가급 기능을 갖춘 카메라와 25만원가량 낮아진 가격으로 아이폰12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거의 모든 참여 기업이 5G와 IoT, AI 등을 첨단기술을 동원해 코로나19 이전으로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더 편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리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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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11일 공개한 롤러블(둘둘 말아 접는 형태) 스마트폰의 펼쳐진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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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CES에서도 국내 기업의 활약이 돋보였다. 참여 기업은 모두 345개로 미국(570개) 다음으로 많았다.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CES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기술 386개 중 100개를 한국 기업이 받았다. 삼성전자가 44개, LG전자가 24개였다.

김경진·권유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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