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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서 추위·배고픔 견디며 쪽잠…농아학교 형 손에 숨진 20세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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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와 폭행 못 견딘 장애인 베란다에서 죽어
“생활수칙 지키지 않는다”" 둔기로 때리고 굶겨
28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폭행을 당해 주검으로
법정서 국민 참여재판 이해 못해 재판 연기


파이낸셜뉴스

가혹행위와 폭행 못 견딘 20새 장애인 베란다에서 죽음 맞았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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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읍=김도우 기자】 베란다서 추위·배고픔 견디며 쪽잠자고 가혹행위와 폭행을 못 견딘 20세 장애인이 베란다에서 죽은 안타까운 사건이 있다.

원룸 베란다에 방치돼 추위와 배고픔, 가혹행위를 견뎌야 했던 피해자는 손발과 둔기로 얻어맞아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됐다.

장애인이 농아학교에서 만나 친분을 쌓아온 나이 어린 장애인을 살해하는 과정은 참혹하고도 잔인했다.

13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같은 농아학교에 다니던 A(23)씨와 B(20)씨는 졸업과 동시에 각각 직장과 대학교로 갈라졌다.

둘은 졸업 후에도 만나 여행을 다녔고 A씨가 B씨의 집에 찾아가 부모를 만날 정도로 사이가 돈독해졌다.

B씨 부모는 장애인임에도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경제활동을 하는 A씨를 기특하게 여겼다.

불행은 B씨가 대학교 공부에 대한 도움을 받고자 지난해 7월 A씨와 함께 전북 정읍시 한 원룸에서 생활하면서 시작됐다.

함께 지낸 지 2개월 정도 흐른 지난해 9월 중순께 A씨는 B를 상대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자행했다.

A씨는 B씨가 공동 생활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다정했던 형의 모습은 없었다.

주먹과 발, 둔기로 B씨를 때리고 옷을 벗겨 베란다로 수시로 내쫓았다.

음식물도 주지 않았다.

집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B씨를 감시하기도 했다.

A씨의 이런 비인간적 행위는 작년 9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계속됐다.

반복된 폭행으로 B씨의 온몸은 멍으로 얼룩졌다.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해 체중도 급감했다.

발가벗겨진 채 간혹 베란다 바닥에 누워 잠을 자야 했던 B씨는 추위와 배고픔을 감당해야 했다.

B씨는 11월 12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대략 28시간 동안 꼬박 베란다에 내몰려 집중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11월 14일 저녁에 재차 베란다로 내쳐진 B씨는 A씨의 모진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의식을 잃었다.

수사기관은 이 상태로 방치된 B씨가 이튿날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A씨는 수어로 ‘B씨를 때리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다가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시하자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폭행과 가혹행위만 인정할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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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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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악행은 첫 재판이 열린 13일에야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을 기소한 전주지검 정읍지청 관계자는 “A씨가 B씨를 정신적으로 지배하다가 단순 손찌검으로 시작해 점차 폭행의 강도를 높였던 같다”며 “B씨는 신고할 생각도 못 하고 계속 폭행을 당하다가 결국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온몸에 멍이 있었고 시신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며 “흉기가 아니라 주로 손과 발로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인데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여져 (폭행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13일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박근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23)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재판장은 수어 통역사를 통해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있는 A씨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A씨는 수어로 “교도관으로부터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를 받기는 했지만,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의 지적 능력이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이해할 정도가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재판장은 “심리 전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을 묻게 돼 있다”며 “절차에 대한 이해와 의사 확인을 위해 재판을 한 차례 속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 등의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에 열린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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