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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삼성' 빈그룹, 첨단 산업 도약 성공할까 [히든業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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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증권거래소 시총 약 14% 차지

팜냣 브엉 회장이 우크라이나에 설립한 국수 업체서 시작

부동산·슈퍼마켓·리조트 등 진출…베트남 최대 기업 발돋움

자동차·제약·전자산업 등 첨단 제조업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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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최대 그룹 기업 '빈그룹' 로고 / 사진=빈그룹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신흥국 베트남의 경제 성장은 거대 기업들이 이끌어 왔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기업은 이른바 '베트남의 삼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빈그룹'이다. 부동산·유통·관광·항공 등 내수 산업과 스마트폰·자동차 등 첨단 제조업까지 아우르는 초대형 기업 집단 빈그룹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베트남 민간 공공 아우르는 기업 집단 '빈그룹'


'베트남의 삼성'이라는 빈그룹의 별명은 결코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베트남 100대 기업' 목록에 따르면, 빈그룹의 시가총액은 165억달러(약 19조원)에 이르렀다.


베트남 상위 740여개 기업이 상장한 호치민·하노이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은 약 1200억달러(약 130조원)에 이른다. 빈그룹 단독으로 베트남 전체 기업 가운데 약 14%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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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그룹이 운영하는 '빈마트'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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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빈그룹의 계열사들은 베트남 경제 곳곳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부동산 개발 기업인 '빈홈', 편의점·슈퍼마켓·전자상점 등을 아우르는 '빈커머스', 쇼핑몰을 관리하는 '빈컴 리테일', 놀이공원·스케이트 링크 등을 개발하는 '빈펄랜드', 의류점인 '빈펄', 심지어 의료시설 관리 기업인 '빈멕'과 교육시설인 '빈스쿨' 등 민간·공공 분야 도처에 진출해 있다.


◆"베트남인들 투자 시작할 것" 브엉 회장 안목


빈그룹 성공신화의 중심에는 팜냣 브엉 회장의 결단력과 안목이 있었다. 브엉 회장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68년 8월 하이퐁에서 출생했다. 하노이에서 자란 그는 냉전 시절 동구권의 중핵이었던 소비에트 연방(소련)으로 유학을 떠났고, 소련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모스크바 지질 탐사 연구소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브엉 회장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러시아를 벗어나 1993년 우크라이나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인스턴트 국수 제조업체인 '테크노컴'을 설립했다. 브엉 회장은 특유의 사업 수환을 발휘해 테크노컴을 연 1억달러(약 1100억원) 매출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브엉 회장은 2000년 고국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테크노컴을 기반으로 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당시 빈그룹은 48개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고, 같은 해 호치민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브엉 회장은 2010년 빈그룹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테크노컴을 글로벌 식품업체 '네슬레'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린다. 브엇 회장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당시 영국의 일간 신문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베트남인들은 돈을 침대 밑에 숨겨두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곧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의 경제 개방 덕분에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니, 앞으로는 부동산·레저·관광 등 내수 서비스 산업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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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그룹이 소유한 베트남 최대 마천루 '랜드마크81'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브엉 회장의 안목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이후 빈그룹은 부동산·상업용 오피스·호화 리조트 등 건설 및 내수 서비스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81층 짜리 마천루 '랜드마크 81'을 성공적으로 개장하며 정점을 찍었다.


◆슈퍼마켓 부동산 넘어 '첨단 제조업' 노린다


지난 2017년, 브엉 회장의 빈그룹은 다시 한번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자동차 제조업체 '빈패스트'를 설립하고, 같은해 10월에는 제약업체 '빈파', 다음해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빈스마트'를 잇따라 출범했다.


빈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 내수 서비스 업체를 넘어 자동차·제약·전자산업 등 첨단 제조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19년 12월 일본 비즈니스 매체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빈그룹이 슈퍼마켓에서 벗어나 첨단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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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그룹 자동차 제조업체 '빈패스트'가 공개한 베트남 최초의 완성차 모델.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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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옛 비엔 꽝 빈그룹 CEO는 당시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첨단 제조업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의 발전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빈그룹은 이미 국제화 비즈니스를 설립하고 최적화할 모든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빈그룹은 향후 10년 안에 첨단 전자장비·자동차·제약 등에서 글로벌 핵심 기업 위치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빈그룹은 지난 2019년 3월 R&D 계열사인' 빈테크'를 설립했고, 경북 대구에 첫 해외 연구소를 세웠다. 같은해 하반기에는 하노이 인근 첨단산업단지 '호아락'에 스마트TV 공장을 가동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SK 그룹, 한화 그룹 등에서 투자를 유치해 일본·이스라엘·미국 등 첨단산업 선진국에 R&D 시설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부동산·슈퍼마켓 등 베트남의 급속한 내수 경제 증대에 힘입어 성장한 빈그룹은 이제 글로벌 첨단산업 가치사슬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브엉 회장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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