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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 상용화 원년에 세계는 이미 6G 개발 전쟁
대한민국은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성공시킨 바 있다. 이듬해인 2020년은 5G의 글로벌 확산이 본격화될 대중화 원년이 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난데없는 코로나19로 인해 5G 확산은 지연되고 있다.
이 시점에 6G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사실 일반인으로서는 의문이 들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통상 10년 주기로 세대가 전환되고 있는 이동통신 인프라는 디지털 뉴딜의 한 축인 ‘데이터 고속도로’의 핵심으로서 국민 편의는 물론 사회와 산업 발전의 필수 기반기술이라 할 수 있다.
각 세대의 기술 등장 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가진 기업들의 지형이 급변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동통신 세계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표준 선점이 필수라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은 5G 다음 세대 기술인 6G 선점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화·디지털전환 과정에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6G 통신에 대한 당위성을 만들어 주고 있다.
앞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성취에도 불구, 상용화 초기 겪고 있는 핵심부품의 높은 외산 의존도, 5G 기반 융합서비스(B2B) 확산저조 등을 경험했다는 점도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과거 4G 상용화 직후인 2011년 5G를 준비하고, 2년 뒤인 2013년에 연구개발에 착수하여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해 5G 스마트폰 세계 시장점유율 1위 및 5G 장비 세계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2019년, 카운터포인트리서치·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선례도 있다.
이에 정부는 이미 지난 8월 심화되는 글로벌 기술경쟁 속에서, 미래 네트워크 주도권을 선점하고,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되는 비대면·디지털화에 대응, 미래 신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6G R&D 전략’을 마련했다.
6G 기술은 1Tbps급 전송 속도, 저궤도 위성통신 기반 공중 10㎞까지 확대된 통신 커버리지 등 5G를 뛰어넘는 기술적 진화를 통해 실시간 원격수술, 완전 자율주행차·플라잉카 등 고도화된 융합서비스의 대중화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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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현실(XR)의 대중화, 완벽한 비대면 사회의 시작
6G 통신의 기술을 이해하기 전에 과거 통신을 잠깐 짚어보자. 1G가 사람의 목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송수신하는 최초 개인용 이동통신이었다면, 2G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여 전송함으로 잡음 해결 및 음성 압축을 통한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로 대표되는 통신 기술로 불린다. 3G는 이동통신 단말기에서 영상 정보 송수신 및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3세대 통신기술이다. 4G는 3G 이동통신 기술에 100Mbps 이상의 빠른 정보 전송 중심으로 발전한 이동통신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새해 대중화를 앞둔 5G는 4G보다 20배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 10배 빠른 반응속도, 10배 많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이동통신 인프라를 갖췄다. 그에 비해 6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5G보다 50배 빨라지면서 모든 산업 영역에 융합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적용되며 고도화될 예정이다.
보다 다양한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방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축적하고, 실시간 상호 연결과 활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방대한 데이터 전송 시간의 획기적 감소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뛰어넘어 3차원 홀로그램을 이용한 확장현실(XR) 비대면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다.
확장현실(XR)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과 현실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를 접목시킨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이하 AR), 가상과 증강을 접목한 혼합현실(Mixed Reality; 이하 MR)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AR와 VR는 명확히 구분되는 반면에, 중간 단계인 MR 개념이 등장하면서 구분이 모호해진 경향이 있다. 그리고 XR는 보다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어 구분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 AR, VR, MR 등 3가지 단어를 통합하여 XR라는 하나의 단어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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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를 더 현실처럼 구현하기 위해서 2차원이 아닌 360도 비디오 콘텐츠를 생성·재생·유통시키는 기술과 촉감 등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실감 기술(Immersive Tech)이 함께 구현되어 원격업무, 원격진료, 초현실콘텐츠 제작 등이 가능해진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강제적인 비대면 환경에 셧다운을 경험한 우리네 일상은 6G 통신 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발적 비대면 사회의 시작을 가능케 해줄 예정이다.
이외에도 6G 통신의 보급은 완전자율주행차, 디지털 트윈 등 고도화된 융합서비스 대중화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소통의 차원이 직접 대면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진화되어 스마트폰조차 필요 없는 시대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심경석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6G–초연결 시대를 여는 차세대 이동통신’이란 보고서를 통해 “(6G 보급으로) 실시간 재난 모니터링, 첨단 무인 생산환경 등 산업 인프라뿐만 아니라 실시간 원격 의료 서비스, 가상공간 활성화 등 개인 삶의 모든 분야에서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이라며 “보다 향상된 성능으로 산업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일상생활과 공공서비스를 비롯한 제조, 의료, 교통, 금융, 공공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6G 통신이 일상화되면 XR를 통한 원격진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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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백서 공개한 삼성전자, SK·LG도 기술개발 나서
기업들도 6G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기술개발 및 관련 기업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5G 상용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초에 6G를 꺼내들었다.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6G 연구센터를 설립,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2019년 6월 삼성전자와 6G 진화 기술 공동 연구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 이외에 에릭슨, 노키아 등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KT도 2019년 6월 서울대학교와 6G 통신 공동연구 및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6G 표준기술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 per-Connected Experience)’을 제공한다는 차세대 6G 비전을 제시하며 백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께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G 시대에는 ▲초실감 확장현실(Truly Immersive XR(eXtended Reality))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High-Fidelity Mobile Hologram) ▲디지털 복제 (Digital Replica) 등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커넥티드 기기의 폭발적인 증가 ▲AI 활용 통신 기술 확대 ▲개방형 협업을 통한 통신망 개발 ▲통신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발전 등을 6G 시대 주요 트렌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6G는 모바일 단말기의 제한적인 연산 능력을 극복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성 요소들의 최적화 설계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네트워크 구성요소들이 실시간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최적화하는데 AI가 기본 적용된다는 ‘네이티브 AI’ 개념이 적용된다. 또한 AI 기술 발전·사용자 정보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신뢰성 확보도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6G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연구가 필요한 후보 기술로 ▲테라헤르츠(THz) 주파수 대역 활용을 위한 기술 ▲고주파 대역 커버리지 개선을 위한 새로운 안테나 기술 ▲이중화(Duplex) 혁신 기술 ▲유연한 네트워크 구성, 위성 활용 등 네트워크 토폴로지(Topology) 혁신 기술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파수 공유 기술 ▲AI 적용 통신 기술 등을 꼽았다.
6G는 새해부터 개념 및 기술 요구사항 논의를 시작으로 표준화가 착수되고, 이르면 2028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가 2030년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 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선행연구 조직인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해외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기술 제안과 표준화 완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5G 상용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대한민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 통신사들에 5G 상용화 장비를 앞장서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10Gbps 초고속 통신이 가능한 28GHz 통합형 기지국, 단독모드(SA) 가상화 코어 장비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AI와 드론을 활용한 네트워크 최적화 솔루션을 발표하는 등 5G 신기술 개발을 통한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성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은 “현재 5G 상용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동통신 기술의 한 세대가 10년인 점을 고려하면 6G 준비가 절대 이르지 않다”면서, “삼성전자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근간으로 6G 기술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향후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6G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0년 6G 상용화 주도권 누가 잡을까
세계 각국은 2030년쯤 상용화 예정인 6G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대규모 R&D 투자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7년부터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가 주도하는 장기 6G R&D를 착수했으며, 미국통신산업협회는 향후 10년 동안 6G 기술과 인프라 조성을 위해 ‘Next G Alliance’를 2020년 10월에 발족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6G 인터넷 기술의 조기 도입을 촉구하며 6G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피력한 바 있다. 핀란드는 오울루 대학의 주도로 산학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6G 연구 생태계 선점을 위 한 ‘6G 플래그십(Flagship)’을 설립하고 2030년 6G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8개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옆나라 일본은 총무성을 중심으로 ‘30년 Beyond 5G’를 위한 7대 기능별 도출, 기본 방침 및 전략 유형별 목표를 수립하고 6G 실현 종합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소니·NTT 도코모 등 일본 통신사 및 제조사들이 미국의 인텔과 6G R&D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은 과학기술부 주도로 2018년부터 매년 5년 단위의 6G R&D를 추진 중이며, 2019년에는 공식 6G 전담기구를 출범했다. 또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0억위안의 정부예산을 투입하여 6G 통신 기술 및 표준 개발 분야의 R&D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은 민·관이 9760억원을 투입해 새해부터 6G 연구개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며, 2028년 세계 최초 6G 상용화를 목표로 6대 성능 비전(KPI)을 공개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6G R&D 전략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5G에 이어 6G에서도 세계 최초 상용화를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6G 핵심표준특허 보유 세계 1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세계 1위, 장비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4호 (2021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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