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이 지난 2019년 12월17일 오전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 훈련을 진행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 12. 17 통영 | 박진업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박항서(62)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의 새해 소망, 바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 말 입국해 현재 서울 모처에서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고 있다. 모처럼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고향에 방문해 노모를 만나는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박 감독은 6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자가격리가 말처럼 쉽지 않다”라며 웃은 후 “쉬면서 올해 대표팀 운영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운동도 하면서 다양하게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라는 근황을 밝혔다.
2020년 박 감독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되면서 베트남 프로리그를 관전하는 데 집중했다. 2019년 베트남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3승2무 무패의 빼어난 성적으로 G조 1위를 차지했다. 아랍에미리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 만만치 않은 팀들 사이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 올해가 좋은 흐름을 탈 기회였는데 2020년을 통으로 쉬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박 감독은 “생각하지도 못한 변수였다. 아쉬움이 남긴 한다. 그 사이 다른 팀들이 많이 정비를 하는 것 같더라.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라면서 “올해 남은 3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 2승 정도가 목표다. 아직 베트남이 최종예선에는 간 적이 없어 꼭 해내고 싶다. 한 곳에 모여 경기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현실이 되면 우리에게 나쁠 게 없다.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겠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박 감독은 부임 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을 해냈다.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물론이고 A대표팀에서도 연이어 성공신화를 썼다. 당연히 베트남의 눈높이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박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 국민의 눈높이가 올라간 것은 저도 느끼고 있다. 당연한 결과 아닌가. 우리도 2002년 월드컵 이후 16강을 당연하게 여겼다”라면서 “부담감도 느끼고 책임감도 있다. 올해 스즈키컵도 있지만 일단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가장 간절하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3년여간 베트남을 이끈 박 감독은 지난해 프로리그를 유심히 관찰하며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비중이 높고, 어린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제한돼 연령대 대표팀 발전에 부정적 요소를 미쳤다는 것이다. 그는 “전체적으로 리그의 수준은 괜찮아지고 있다. 다만 K리그처럼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같은 규정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의 사례를 따라간다면 대표팀의 수준도 함께 개선될 수 있다. 제가 강제할 수 없지만 베트남에서도 참고할 만한 모델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작은 마음고생도 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나온 이야기를 과장해 박 감독이 연봉 삭감을 강제 당했다거나 일본인 기술위원장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졌다는 등의 악의적 루머를 퍼뜨린 일부 유튜버들 때문이었다. 박 감독은 “현지 언론에서 연봉 삭감 여부를 물어본 것은 사실이지만 강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협회 입장과는 무관하다. 일본인 기술위원장도 지도자 육성 파트를 담당해 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밑 집에 사는데 관계가 괜찮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래서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낸 것”이라며 해프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해를 시작하는 박 감독은 “2020년은 다들 힘들게 보냈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올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저에게도 매우 중요한 해인데 한국 국민의 응원에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베트남에서 책임감을 갖고 제 몫을 하겠다”라는 덕담과 각오를 남겼다.
we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