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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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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의 현문우답]종교지도자들, 코로나 시대 희망의 신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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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로 다들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이 지쳐있는 우리의 어깨를 다독이며, 앞다투어 신년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종교가 다르고, 종단이 다르고, 진리를 풀어내는 어법이 달라도 신년 메시지에는 공통된 하나가 담겨 있습니다. 다름 아닌 ‘희망’입니다.

각 종교의 최고지도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평생을 걸고서 진리를 향해 걸어온 이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건네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유심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깊이 건드리는 이들의 안목과, 그 안목에서 번져 나오는 위로의 온도가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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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주님께 희망을 두는 이들아. 힘을 내어 마음을 굳세게 가져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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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이 건네는 신년 메시지의 주제는 “주님께 희망을 두는 이들아, 힘을 내어 마음을 굳세게 가져라”입니다. 시편 31장 25절에서 가져온 구절입니다. 염 추기경은 인간이 가지는 희망의 근원을 ‘진리’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희망을 두는 이들아”라고 불렀습니다. 왜 그럴까요. 진리에 바탕한 희망은 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멸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염 추기경은 우리에게 코로나19의 역경에도 꺼질 수 없는 희망의 불,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습니다.

이어서 염 추기경은 “코로나19로 힘든 이 시간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더 많은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서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당한 이들을 위해 우선적인 배려와 희생을 아끼지 않는 의료진과 봉사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염 추기경은 ‘세상의 빛과 소금’을 짚었습니다. “진정한 복음화란 우리 신앙인 각자가 주님의 말씀대로 충실히 살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성경 속 예수의 말씀이 나의 피가 되고, 나의 살이 되는 ‘진정한 복음화’를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드러난다고 했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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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성숙한 공동체 의식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갑시다"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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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 총무원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을 “근면함과 우직함을 상징하는 흰 소의 해”라며 “성숙한 공동체 의식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갑시다”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2020년에 대해서는 ‘고난의 시기’라고 짚으며 “세계적인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명과 경제적 피해가 많았고, 일상의 단절로 인해 사회의 온기도 낮아졌습니다”라고 힘겨운 현실을 진단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자비심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을 실천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했습니다.

한국 사회의 대립과 갈등, 반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습니다. 원행 총무원장은 “위기는 많아지고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대립은 격화되고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뒤 “위기는 단단한 응집력으로 변화는 능동으로, 대립과 갈등은 포용과 상생으로 사회를 따스함으로 채워갑시다”라고 불교적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한국교회총연합 소강석ㆍ이철ㆍ장종현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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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단. 왼쪽부터 소강석 목사, 장종현 목사, 이철 감독. [사진 한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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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단의 신년 메시지 주제는 “포기하지 말고, 달려갑시다”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종교가 어려웠지만, 개신교는 ‘집단감염 이슈’등으로 인해 유달리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한교총은 “코로나 19 팬더믹으로 지난하고 아슬아슬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라며 “폐허에서도 생명 있는 꽃은 피어납니다. 코로나19의 사막길을 걸어간다고 할지라도, 우리 안에 주신 믿음과 소망으로 생명의 꽃씨를 뿌립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어서 한교총 대표회장단은 “길이 없어도 걷다 보면 길이 되고, 모래바람 사이로 찍히는 발자국마다 생명의 씨앗은 발아하여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라며 “인류 역사에서 인간을 이긴 바이러스는 없습니다. 그러나 희생자는 있었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 버팁시다. 아무리 거센 파도도 바위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믿음과 주님을 향한 기대가 바위가 되면 어떤 파도도 이길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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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이홍정 총무. [사진 NCCK]




NCCK 이경호 회장과 이홍정 총무가 발표한 신년사 주제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 걱정하지 말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 준다. 내가 도와준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준다”는 성경 구절입니다. 이사야서41장10절에서 가져왔습니다.

이홍정 총무는 “지난 한 해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많이 서로를 격려하며 마음에 새긴 하느님의 말씀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위기는 평화와 생명보다 편리와 이윤을 추구해온 삶의 방식이 빚어낸 것입니다. 새해에는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 그리고 평화를 위해 살아야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남북평화의 획기적 진전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통 분담도 강조했습니다.

◆원불교 전산 김주원 종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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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전산 종법사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집집마다 부처가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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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전산 종법사가 뽑은 신년 메시지 주제는 “집집마다 부처가 사는 세상을 만듭시다. ”입니다. 전산 종법사는 “고해(苦海)와 낙원”의 의미를 깊이 짚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계는 파란고해의일체생령이 다 함께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되는 세상입니다. 그 세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어서 전산 종법사는 ‘낙원’과 ‘지금 여기’의 상관성에 대해서 강조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모든 인연을 부처로 모시고, 집집마다 부처가 살게 되면 그곳이 바로 낙원입니다.” 내 안에 이미 깃들어 있는 불성의 회복과 이웃 사랑으로 지금 이곳을 낙원으로 만들자고 일깨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 인류에게 희망이 되고 낙원으로 인도하는 큰 공도자 되기를 심축(心祝) 합니다”라고 축원했습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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