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수십 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각종 의혹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혹독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장 모습.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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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각종 의혹으로 재판받는 의원 수두룩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민 대부분이 과거와 다른 연말을 보내는 가운데 유독 혹독한 연말을 보내는 정치인들이 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의원들과 각종 의혹으로 퇴출 위기에 몰린 의원들이 대표적이다.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중 27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힘 11명, 열린민주당 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5명 등이다. 이들 중 일부에 대한 1심 선고도 나온 가운데 희비는 엇갈렸다.
기소된 의원이 가장 많은 국민의힘부터 살펴보면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 초선)은 예비후보자 시절 자원봉사자를 시켜 1000여 통의 홍보 전화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1대 의원 중 가장 먼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고 의원직 상실 위기에 몰렸다.
현행법상 선출직 공무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통상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의원은 대법원까지 법정 다툼을 이어가는데, 20대 국회에선 33명의 의원이 기소돼 최종 7명(약 21%)이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예비후보자 시절 자원봉사자를 시켜 1000여 통의 홍보 전화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1대 의원 중 가장 먼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고 의원직 상실 위기에 몰렸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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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조수진 의원(비례, 초선)은 최근 '허위 재산신고 내역서'를 제출한 혐의로 검찰이 벌금 150만 원을 구형했고, 이달곤 의원(경남 창원·진해, 재선)은 총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자신이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지인에게 전달한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이 구형됐다. 이들은 내년 1월 열리는 1심 선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자근(경북 구미갑, 초선), 김병욱(경북 포항남구·울릉, 초선), 박성민(울산 중구, 초선), 최춘식(경기 포천·가평, 초선), 김선교(경기 여주·양평, 초선), 배준영(인천 중구·강화·옹진, 초선) 의원 등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민주당에선 김한정(경기 남양주을, 재선)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에게 양주를 제공한 혐의로, 이소영(경기 의왕·과천, 초선) 의원은 예비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3월 노인회 사무실과 노인복지관 등 여러 기관과 단체 사무실을 호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이원택(전북 김제·부안, 초선) 의원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었던 지난해 12월 지역의 경로당을 방문해 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각 벌금 150만 원을 구형받고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31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지검에 출석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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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정순 의원(충북 청주·상당, 초선)은 선거법·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수차례 검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10월 29일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청주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이규민(경기 안성, 초선), 송재호(제주 제주갑, 초선) 의원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정의당 이은주, 무소속 이용호·이상직·김홍걸·양정숙·윤상현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 이채익(1심 벌금 70만 원), 조해진(1심 벌금 150만 원 선고 유예), 민주당 김정호·진성준·윤준병 의원(벌금 70만 원)은 1심에서 의원직 유지가 가능한 처분을 받아 한숨 돌렸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확인서 허위 작성 의혹과 관련한 업무방해·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3일 징역 1년 형을 구형받고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최 대표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는 모습.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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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에 휘말려 의원직 유지에 비상이 걸린 의원들도 있다. 국민의힘 출신 전봉민 의원(부산 수영, 초선)은 부친의 편법 증여, 부정 청탁 의혹 등이 불거지며 자진 탈당한 가운데 시민단체의 고발로 관련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전봉민·박덕흠 의원 탈당으로 제1야당임에도 102석에 불과한 상황에서 소속 의원 11명(이채익·조해진 의원 항소심)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내년 중으로 개헌저지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도, 당도 위기의 연말인 셈이다.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기부금 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인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지인들과 와인잔을 건배하는 사진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윤 의원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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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 4~5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당시 윤 당선인의 정의기억연대 활동 시절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임기 시작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진행됐고, 지난 9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기부금품법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업무상 배임·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윤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인들과 와인잔을 건배하는 사진을 올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진행되는 시기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윤 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길원옥 할머니 94번째 생일이어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누려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여러 의혹으로 자리가 위태로운 의원들에 대한 최종 판결은 내년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새해 법원의 판단에 의원직이 걸린 이들에게는 쓸쓸한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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