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무색 "황금연휴 차량 정체 보는 듯"…자영업자는 개점 휴업
과거 부산 롯데몰 동부산점 주변 도로 정체 모습. |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부산은 25일 오전 차분한 성탄절을 보내는 모습이었지만 오후 들어 마트나 쇼핑몰 등에 차량 행렬이 몰려 주변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부산시는 24일 연말연시 코로나 특별 방역 대책을 내놓으며 5인 이상 모임·동반·예약 등을 금지하고 종교시설이 주관하는 모임이나 식사를 중지시킨 상태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다음 달 3일까지가 고비로 보고 시민에게 외출보다 '집콕'을 권고한 것이었다.
오전에는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라 온라인 예배나 미사를 보며 예수 탄생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해운대, 광안리 등 주요 관광지나 서면, 광복로 등 번화가에도 인적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도로로 차량이 쏟아졌다.
특히 해운대 센텀시티 백화점이나 동부산 아웃렛·쇼핑몰, 수영구 창고형 대형 매장 등지에는 기다란 차량 행렬이 만들어졌고 주변 도로도 꽉 막혔다.
주차장에는 차 댈 곳이 없어 주차전쟁이 벌어졌다.
부산시가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주요 야외명소 출입을 통제하자 실내 대형마트, 백화점, 아웃렛으로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 부산교구 인터넷 성탄메시지 방송 |
한 시민은 "동부산 아웃렛으로 향하는 차들로 송정터널부터 정체가 시작돼 집으로 가는 길이 30분은 더 걸린 것 같다"며 "마치 황금연휴 때 차량 정체를 보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성탄절 내내 집에서 식사를 해결한 한 주부는 "코로나 확산을 막자고 누구는 꾹꾹 참으며 집에서 지내는데 그 며칠을 못 참고 나만 편하자고 밖으로 나가는 이기심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성탄절에도 마냥 쉴 수 없어 문을 열었지만, 장사는 잘 안 되었고 오후 9시 이후 영업마저 금지돼 우울한 성탄절을 보내야만 했다.
이날 부산에서는 28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1천654명으로 늘었다.
부산은 지난 2월 21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지난달 23일까지 9개월간 확진자 수는 636명이었지만 최근에는 불과 한달여 만에 1천18명이 늘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31일 정오부터 내년 1월 1일 오전 9시까지 황령산, 금정산, 이기대 등 해넘이·해맞이 주요 관광명소 출입을 통제하고 해운대 등 7개 해수욕장과 인근 공원, 해변도로, 공영주차장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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