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
KT는 올해 현대중공업그룹과 최고위층임원이 참석하는 협력위원회를 신설했다. 구현모 KT 대표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등이 참여해 양사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KT가 다른 대기업과 C레벨끼리 머리를 맞대는 사업협력위원회를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말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그간 협업 성과를 면밀히 점검하기 위해 첫 총회를 열었다. 5G(5세대)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 무인지게차, 공장 기계 증강현실(AR) 원격 검사, 식음료 서빙 로봇에 대한 시연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뿐만이 아니다. KT와 범현대가와의 '신사업 밀월'이 전방위적으로 깊어지고 있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가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와 추진하는 '신사업'만 10여 개에 달한다. 마케팅과 공동 전시 참여까지 합치면 올해 범현대가와 협력한 사업은 20여 개다. KT 관계자는 "LTE 서비스를 본격화한 2010년부터 범현대그룹과 협업해왔는데 올해 사업 건수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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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협업은 KT가 결성한 산학연 AI 협의체인 'AI원팀'에 현대중공업그룹이 합류한 것이다. 이후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등이 동참했지만, 초기 회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유일했다. AI원팀 회의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실증 사례로 회자되는 것도 현대중공업그룹이다.
KT가 지난 6월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양사는 공유주방과 레스토랑에 필요한 서비스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KT와 현대건설기계는 스마트팩토리에 투입하기 위한 산업용 로봇과 정보기술(IT)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KT와 현대건설은 'AI 아파트'를 짓고 있다. 올해 2만여 가구의 힐스테이트 분양 단지에 AI 음성기술을 적용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선 KT와 현대로보틱스가 함께 웨어러블 디바이스·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한 스마트병원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협업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5G 통신 상용화로 산업 간 융복합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5G는 소비자용(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중심인 LTE와 달리 기업 간 거래(B2B)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방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축적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적용하려면, 초고속·초저지연·초고용량 특성을 갖는 5G가 필수다. KT는 네트워크 기술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같은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고 범현대그룹은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이란 공통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탈통신을 선언한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위해 B2B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범현대 측은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에 관심이 높다. 양사 간 협업을 두고 '5G·AI 동맹'이란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KT와 범현대가의 협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코로나19로 불붙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DT)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에는 5G 기반의 AI와 빅데이터가 필수다. KT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스마트팩토리, 로봇 개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상용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양사는 기대하고 있다.
수소차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현대차그룹과 커넥티드카, 스마트에너지에서 다양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T는 제네시스 신형 모델에 커넥티드카 기반의 지니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KT는 이미 현대로템과 현대모비스 등과 함께 5G 기반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T는 연료전지 발전 등 AI 기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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