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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102만명 줄어든 취업자, 34만명만 회복…코로나 끝나도 고용충격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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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조기 상용화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실물과 금융 등 사실상 모든 요소가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달렸는데 종식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도 꽤 긴 시간 한국 경제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주택가격 오름세로 금융불균형 위험이 쌓이는 것도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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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8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다고 6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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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의결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통화신용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 향후 정책 방향 등을 정리해 분기별로 국회에 제출하는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 우려와 국내외 금융시장 전망 등이 담겼다. 전반적인 관점은 지난 9월 보고서와 거의 비슷하다.

일단 한은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세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유럽은 10월 이후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고, 미국은 11월 일일 확진자 수가 20만명에 달했다.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전방위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600명 전후의 확진자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 3차 대유행과 방역 조치 강화에 따라 수출이 타격을 받고,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다수의 백신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면서 조기 상용화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안정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고 접종이 본격화되기까지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급불균형→집값 상승→대출 증가 이어진다



전반적인 성장세 둔화와 완만한 회복 속도, 낮은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지난달 금통위 입장과 동일하다. 박 부총재보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고, 국내에선 자산가격 변동과 취약기업의 신용위험 등이 위험 요인”이라며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주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면서 가계대출이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여전하다는 게 이유다. 박 부총재보는 “단기적인 수급불균형과 낮은 금리가 이어지리란 기대가 있는 데다 전세자금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며 “당분간 주택 관련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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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동렬 고용분석팀장(왼쪽부터),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봉관수 정책협력팀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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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엔 코로나19 고용 충격과 그 특징에 대한 분석도 담겼다. 이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충격으로 3∼4월에 2월 대비 102만명 감소한 뒤 5∼10월 34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3분의 1 정도밖에 회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부문별로는 숙박·음식, 도·소매, 교육 등 대면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가 큰 폭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일단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등과 비슷하다. 단기간에 급격히 취업자가 줄었다가 천천히 늘어나는 형태다. 박 부총재는 “이번에도 취업자가 감소한 기간보다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비대칭적 회복패턴을 나타낼 것”이라며 “외환위기·금융위기 땐 경기 회복 이후에도 고용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각각 1년, 6개월이 더 소요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 신호가 확실해지고, 경기가 반등을 시작해도 고용 충격이 사라지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거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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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도산이 대량 해고로 이어지면서 실업자가 대거 양산된 이전 경제위기와 달리 조업 중단, 수요 위축 등으로 일시휴직자가 많이 늘어난 건 차이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들의 복직이 상당 부분 해소될 때까지 신규채용이 축소·연기되면서 고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비스업은 일시휴직자 복직률이 36.8%(3∼10월)로 제조업(47.6%)과 건설업(45.5%)보다 낮아 회복 속도가 더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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