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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산타랠리보다 중요한 고배당주…투자자들이 관심 적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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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행동재무학]<333>12월 주가 상승과 고배당 두 마리 토끼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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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증시가 뜨겁습니다. 코스피지수는 2700을, 코스닥지수는 900을 각각 돌파했습니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코스닥은 역대 최고치(종가 기준)에 14포인트 내로 근접했습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24.3% 올랐고, 코스닥은 36.4% 상승했습니다.

12월에 증시가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산타랠리’라고 부릅니다. 12월에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그렇죠. 올해는 12월 초 일찍부터 산타랠리 장세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사실 12월은 산타랠리 못지않게 주식투자자에게 아주 특별한 달입니다. 대다수 상장기업의 결산배당이 12월에 있기 때문입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체 종목은 4일 기준으로 916개(우선주 포함)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625개 종목이 지난해 12월 결산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전체 코스피 상장 종목의 약 68%에 해당합니다.

지난해 12월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291개 종목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아직 배당을 개시하지 않거나 한국전력처럼 실적 악화로 배당을 중단한 종목들입니다. 또 결산배당이 12월이 아닌 다른 달에 있는 종목도 몇 개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3개월마다 배당을 지급하는 분기배당이 주류를 이루지만 우리나라는 12월 결산배당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삼성전자 등 몇몇 상장기업이 분기배당이나 6월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도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주식투자자가 12월 결산배당을 놓치고 나면 1년 내내 1원의 배당금도 받을 길이 없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12월 결산배당이 특별히 중요합니다.

12월 결산배당을 받으려면 마지막 거래일 이틀 전까지 주식을 매수하고 보유해야 합니다. 올해는 마지막 거래일이 30일이므로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합니다. 28일이 지나면 올해 12월 결산배당을 받을 자격이 없어집니다.

배당을 받을 자격이 없어지는 첫 거래일을 배당락일(ex-dividend date)이라고 부르는데 올해는 29일이 배당락일입니다. 배당기준일까지만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잘못된 것입니다.

또한 12월은 1년 단 한 번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달이기도 하지만 배당수익률이 3%가 넘는 고배당주가 많다는 점에서도 주식투자자들이 놓쳐서 안되는 중요한 투자 기회입니다. 게다가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 1년 이상 주식을 보유할 필요 없이 고작 한 달 정도만 보유하면 되기 때문에 정말 매력적인 투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장 짧게는 1년에 단 하루만 보유해도 6%가 넘는 배당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당락일 전일에 주식을 매수해서 하루 보유하고 그 다음날인 배당락일에 주식을 매도해도 배당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 예금과 비교해 보면 배당투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2%라고 하면, 은행에 돈을 1년간 꼬박 예치해야 2%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한 달 만에 돈을 찾으면 한 달치 이자밖에 못 받고 게다가 중도해지수수료도 내야 합니다. 이와 달리 배당은 단 하루만 주식을 보유해도 온전히 6%가 넘는 결산배당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막힐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나요?

올해 결산배당금이 작년과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3%가 넘는 종목은 총 180개에 달합니다. 배당수익률이 4%가 넘는 고배당주는 총 103개나 되고요.

배당수익률이 4%가 넘으면서 시가총액 500위 안에 드는 종목은 총 64개에 달합니다. 예컨대 KB금융(4.69%), 신한지주(5.43%), 하나금융지주(4.46%) 등은 시총 200위 안에 들면서 배당수익률이 4%를 훌쩍 넘습니다. 우리금융지주(6.93%), 기업은행(6.99%), BNK금융지주(6.08%) 등은 6%가 넘는 초고배당주입니다. 주로 은행지주회사들이 시가총액이 상위에 랭크돼 있으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삼성증권(4.10%), NH투자증권(4.39%), 메리츠증권(5.35%) 등 증권주도 시총이 500위 내에 들면서 4%가 넘는 고배당주들이 많습니다.

이외에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주목할 만한 고배당주로 KT&G(5.22%), KT(4.52%), GS(5.18%), 효성(6.11%) 등이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지주(6.63%)도 배당수익률이 6%가 넘는 초고배당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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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주식투자자들이 배당의 매력을 잘 모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제도적인 문제점도 배당투자를 간과하게 만드는 이유 중으로 하나입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배당금이 너무 늦게 지급된다는 점이 문제점입니다. 12월 결산배당금은 3월 주주총회를 거치고 나서 4월에나 지급됩니다. 12월 배당기준일이 지나고 거의 100~110일 후에나 지급되는 것입니다. 3개월마다 지급하는 분기배당금이나 6월 중간배당금은 대개 40~50일 후에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배당기준일 이후 대부분 30~40일 내로 지급됩니다. 애플의 경우엔 배당기준일 후 1주일 내로 배당금이 지급됩니다.

배당금 지급이 100~110일 이후에나 지급되는 현재의 상황은 주식투자에서 오로지 주가 상승만을 바라보게 하고 배당을 중요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주식투자자 저변을 확대하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배당금 지급일을 현재보다 더 빨리 앞당겨야 합니다.

배당투자를 간과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상장기업 거의 대부분이 1년에 단 한 번 결산배당만 실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12월 결산배당을 놓치면 1년 내내 단 1원의 배당도 못 받게 됩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배당을 실시하는 상장사의 대부분이 3개월 마다 배당을 지급하는 분기배당을 실시합니다. 1년에 배당금이 4번씩이나 자주 지급되니까 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그만큼 주식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소된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오로지 주가 상승만 추구하지 않고 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배당금 지급일이 앞당겨지고 1년에 단 한 번 지급하는 대신 1년에 4번 분기마다 지급하는 분기배당이 확대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강상규 소장 mtsqkang3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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