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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개미들, 대주주 10억원 유지에도 12월 '매도 폭탄' 터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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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부과 회피 매도 물량 예년 수준인 1조~1.5조 전망 다수

"양도세 회피 물량 쏟아질땐 실적 개선 종목 매수 기회로 활용"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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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 부과 기준 중 하나인 대주주 요건을 현행 종목당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연말(12월)에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순매도에 나설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예년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말 양도세 회피 물량이 쏟아질 때에는 내년 순이익이 개선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6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1~11월 평균 19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12월에는 평균 2조9000억원 순매도했다. 12월에는 최근 5년 연속 모두 순매도했는데, 연도별로 보면 2015년 1조5857억원, 2016년 1조5878억원, 2017년 5조1314억원, 2018년 1조5794억원, 2019년 4조8230억원 등이다. 양도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이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 등으로 하향 조정된 게 2017년말과 2019년말 순매도 규모가 특히 컸던 이유로 풀이된다.

주식을 많이 가진 개인은 대주주 요건을 피해 세금을 안 내기 위해 12월에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은 이달 들어서도 4거래일 동안 2723억원 순매도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수해왔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기재부를 강하게 압박했고 10억원이 유지됐다. 앞서 기재부는 가족 합산·3억원에서 개인별·3억원으로 한차례 물러섰다가 개인별·5억원 등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에 3억원으로 낮춰질 경우 개인의 순매도 규모가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주주 기준이 10억원으로 유지되면서 연말 개인들의 대규모 순매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줄게 됐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대주주 요건이 변할 때에는 개인 순매도가 급증한다. 그러나 기준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의 순매도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1조~1조5000억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개인이 대규모 매도물량을 쏟아낼 것이란 전망은 효력을 잃었다"며 "수급 불확실성을 키운 양도세 이슈가 해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안도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개인의 순매도 규모가 1조50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개인 순매수 규모가 컸고 국내 증시 상승으로 양도세 과세 대상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순매도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최근의 상승장에서 이탈하는 데 대한 부담 때문에 순매도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다만 "최근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대주주 요건 회피는 이에 대한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거래행태"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연말 양도세 회피 물량이 쏟아질 때에는 내년 순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 개인 순매수 강도 상위 종목 중 이익 모멘텀을 가진 종목들은 주가 반등이 확인된 바 있다. 순매수 강도는 해당 종목 순매수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눠 100을 곱한 수치다.

현대차, 셀트리온헬스케어, 빅히트, 강원랜드, 대한항공, 한국금융지주, 카카오게임즈, GS, SKC, 스튜디오드래곤, 하이트진로, 씨에스윈드, BNK금융지주, 두산인프라코어, KCC 등이 신한금투가 추린 종목들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증권거래세율도 기존보다 0.02%포인트(p) 낮은 0.23%로 변경된다. 개인의 과세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모든 투자주체의 거래 활성화까지 이끌 수 있기에 향후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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