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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선거’ 된 성추문 보선… “역차별 될 것” vs “성범죄 심판” [뉴스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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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후보 가산점 ‘뜨거운 감자’

여야 내부서도 이견… 선거 변수 부상

민주당, 득표수 25% 가산 현행 유지

국민의힘은 중론따라 소폭 적용 무게

서울시장 출마 조은희 “실력 승부” 거부

가산점 효과, 본선까지 이어지진 않아

여성광역단체장 지금까지 한명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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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4·7 재보궐선거 대책회의 모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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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여성 후보 가산점 논쟁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이번 선거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사건을 계기로 치러지는 만큼 여성 후보 차출론이 부상하며 더욱 관심이 커진 것이다.

일각에선 ‘여성후보 가산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점을 받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론되는 여성 후보들이 남성 후보들과 비교할 때 역량과 인지도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견제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 ‘유리천장’이 공고한 현실에서 지명도가 높은 여성 정치인이라도 예외가 돼선 안 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가산점은 ‘정치신인’용?… 선거마다 반복되는 논란

여성 가산점제는 선거를 앞둔 정당 내 경선에서 항상 ‘뜨거운 감자’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오히려 여성 후보의 본선 경쟁력 논란만을 부각하곤 했다. 가산점제로 손쉽게 경선을 통과한 여성 후보가 정작 본선에서는 상대당 후보와 대결에서 번번이 패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지적됐다. 일부 여성후보는 스스로 가산점을 포기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10월에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있는 여성 후보 20% 가산점 부여를 두고 당시 후보였던 천정배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이 “지나친 특혜”라고 반발했다. 여성 정치인으로 당시 박영선, 추미애 의원도 출마했다. 천 후보와 신 후보는 여성 가산점제는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을 배려한 규정이지 이미 국회의원직을 수행하는 ‘기득권 여성’을 위한 장치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가산점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등 논란을 빚다가 추 후보가 “어떤 특혜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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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도 유사한 논란이 재현 중이다. 당 서울시장보궐선거 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성후보들보다 더 세고 유명한 여성한테 가산점을 주는 것은 이상하지 않겠냐”며 이른바 ‘센 여성후보’에게 성별을 이유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성 후보 간 가산점제를 두고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며 가산점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혜훈 전 의원은 “여성 광역단체장이 전무하고, 이번 선거가 권력형 성범죄를 심판하라는 키워드가 나온 이상 여성 가산점을 없애자는 논의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이언주 전 의원도 “내년 선거는 권력형 성범죄로 인한 것”이라며 “우리 당이 이번만큼은 여성들을 위한 선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야 모두 여성 후보들이 다수 거론되고 있는 만큼 당내 경선 단계부터 여성 후보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후보 가산점 적용은 이번 선거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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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선거’ 앞둔 여야… 여성 광역자치단체장 배출은 ‘0’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경선 룰 재정비에 돌입했다.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서 ‘젠더이슈’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여성 가산점제에 대해 관심이 쏠렸지만 양당 모두 일단 ‘잠정 보류’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규정된 대로 여성 후보자의 경우 득표수의 25%를 가산(전·현직 국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10%)하는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성비위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해당 조항을 손봐 논란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정치 신인의 정의를 보다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당내에서는 “여성후보를 내느냐, 마느냐”는 언급 자체가 야권의 ‘성비위 선거’ 프레임에 끌려 들어가는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이지만, 꼭 여성 후보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여성 의원은 “남자든 여자든 유능한 사람으로 가는 게 맞다. 꼭 여성 후보일 필요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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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여성 후보 가산점 적용 문제를 확정하지 않고 향후 꾸려질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겼다. 당규에는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 참여하는 여성의 경우 후보자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20%까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당헌에 따라 가산점은 부여하지만 전직 의원으로 인지도가 상당한 여성 후보들이 출마하는 만큼 당락을 가를 정도의 큰폭의 가산점은 주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년 열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는 소폭의 여성 가산점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각 당에서 여성 가산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여성 광역자치단체장 배출 성적은 참담하다.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은 한 명도 탄생하지 못했다.

김민순·이창훈·곽은산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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