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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진인 조은산, “차라리 김현미 유임하라”며 후임 변창흠 벌써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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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내정자 과거 발언 조명하며 ‘똥차 피하려다 쓰레기차에 치인 꼴’ / “‘김현미 파직하라’고 했던 내가 이제는 ‘김현미 유임하라’라고 써야 할 판” / “차라리 그는 예측이라도 됐는데… 벌써 그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세계일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후임으로 내정된 변창흠 LH 사장.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 올리는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를 써 화제가 된 ‘진인(塵人) 조은산’씨(필명)가 이번엔 부분 개각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조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대신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내정하자, “김현미 장관이 벌써 그립다”고 했다. 그는 김 장관의 파직을 주장해온 인물이다.

조씨는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김현미를 유임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조씨는 변 내정자에 관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하며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의 초석을 닦았다’라고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굳이 평하자면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 셰프의 자리에 동네 빵집 아주머니를 데려다 놓더니, 이제는 ‘노숙인 쉼터 급식사’를 데려다 놓는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고급 코스 요리와 단품 메뉴들, 브런치와 런치, 디너 그리고 수십 가지의 칵테일과 음료들, 수많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좋은 재료로 맛있고 다양한 요리를 선보여야 할 셰프가 빵을 굽지 못해 죄송하다고 읍소하더니, 이제는 필요 최소한도의 영양소로 공공 급식을 제공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비유했다.

조씨는 “낙후되고 ‘슬럼화’된 지역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언제든지 쾌적한 아파트 단지로 변화할 수 있음에도, 도시재생이랍시고 주차할 공간도 없는 골목길에 벽화나 그려대는 헛짓거리가 이 분의 전문분야”라면서 “개집에다 개뼈다귀나 그려주면 개들이 멍멍 짖고 좋아라 하나.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건가”라고 일침을 날렸다.

조씨는 과거 변 내정자의 발언 몇 개를 언급하며 일일이 비판했다.

그는 변 내정자가 과거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76개의 정비구역 해제와 각종 규제 등으로 서울에 새 아파트 공급이 없다는 인식이 생겼다. 심리적인 우려”라고 단언한 것에 대해 “투자는 심리다. 이것은 정답”이라면서도 “그렇다면 한 가지 묻자. 공공을 포함한 민간의 충분한 공급과 함께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에 풀린 매물들의 추가 공급으로 더는 서울에는 주택이 부족하지 않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줄 생각은 안 하시는 건가, 못 하시는 건가”라고 물었다.

또한 변 내정자가 “임대차 3법 논란은 크게 세입자의 주거권과 집주인의 재산권이 부딪히는 형국이다. 주거권은 곧 생존권이다. 생존권이 재산권에 우선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발언한 데 대해선 “당신들은 그럴 자격이 없다. 누군가에게 주거권이 곧 생존권이듯 누군가에게는 재산권이 곧 생명권일 수도 있다. 나는 하나의 권리가 다른 하나의 권리를 막아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3법은 결국 전국의 전셋값을 추켜올렸고 품귀 현상을 거쳐 이제 월세로까지 번진 상태다. 나라는 집주인에게 세금을 거둬서 좋겠지만 집주인은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게 되고 가장 큰 피해를 무주택 세입자가 입게 된 것”이라며 “결국, 양쪽이 모두 무너졌다. 그것이 임대차 3법”이라고 했다.

이어 조씨는 “나는 아직도 임대차 3법을 옹호하는 자가 있다는 것이 더욱 신기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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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앞서 변 내정자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주택 정책의 순위를 매기면 문재인 정부가 제일 낫다. 평가하자면 중상 이상은 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조씨는 이를 두고선 “이런 사람에게 국민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냐”고 일갈했다.

조씨는 “내가 감히 평가하자면 중상 이상이 아니라 최악을 넘어선 초악(超惡)에 가깝다”면서 “이 정권이 파렴치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무엇보다 반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인 조은산이 확신을 갖고 감히 단언한다. 집값은 더 오를 것이다. 전세는 더욱 씨가 마를 것이다. 그 와중에 월세마저 더 오를 것”이라며 “집주인이 낼 세금을 일부 대납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조씨는 “정책이 바뀌어야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한 내 발언을 일부 수정한다. 정권이 바뀌어야 집값은 비로소 안정될 것이다. 이 정권은 답이 없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벌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똥차 피하려다 쓰레기차에 치인 꼴’, ‘똥개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꼴’ 등 온갖 비유가 판친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씨는 “‘김현미를 파직하라’라는 상소문을 썼던 내가 이제는, ‘김현미를 유임하라’라는 상소문을 써야 할 판”이라며 “차라리 그(김현미)는 예측이라도 가능하지 않았던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벌써 그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라며 글을 맺었다.

아울러 조씨는 글 중간에 등장한 ‘노숙인 쉼터 급식사’라는 표현에 관해 마지막에 “그저 시장과 공공의 구분, 그리고 업무의 범위를 말하고자 할 뿐”이라며 “오해가 없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미리 말씀드린다. 그분들의 봉사하는 삶에 존경의 뜻을 전한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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