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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신내림 서기관 구속, 이제 ‘청와대 神’ 정체 밝힐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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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탈진실의 시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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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한 자료 444건을 감사원 감사를 받기 직전 삭제하고, 그 이유에 대해 “내가 신내림을 받은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이 4일 구속됐다. 그러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신내림 서기관이 구속됐으니, 이제 그에게 내린 ‘신’의 정체를 밝히면 된다”며 “청와대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4일 밤 페이스북에 이 ‘신내림 서기관’이 구속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링크한 뒤 “원전 비리 사건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썼다. 진 전 교수는 “원전 1, 2년 가동 가능하면 좀 기다렸다가 폐쇄하면 그만이지, 각하 말씀 한 마디에 이게 무슨 난리인가”라며 “이 정권 사람들, 이해를 못 하겠다”고 꼬집었다. “여기가 수령님의 교시대로 움직이는 북한 사회냐”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서 “상관의 부당한 명령을 감히 거부할 수 없는 구조가 남아 있는 한 그 사회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며 “시킨 놈들은 영화(榮華)를 누리고, 그 대가는 아랫사람들이 목숨으로 치르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 “그런 사회는 제 일만 묵묵히 하는 사람들은 배제되고, 상관의 지시라면 범죄라도 저지를 준비가 된 기회주의자들의 온상으로 변한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산업부 원전정책국의 A국장과 B과장, C서기관 등 3명에 대해 방실침입과 감사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 가운데 A국장과 C서기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감사원이 산업부 PC를 압수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1일 PC 속의 원전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았다. A국장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양재천 산책을 함께 다닐 정도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양재천 국장’으로 불려왔다. C서기관은 자료 444건을 직접 삭제한 인물로, 감사원과 검찰이 ‘감사원 감사를 어떻게 알고 자료를 삭제했느냐’고 추궁하자 “윗선은 없다. 나도 내가 신내림을 받은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과장은 백 전 장관에게 월성 1호기를 곧바로 폐쇄하지 않고 2018년 4월까지는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가 “너 죽을래”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교수는 “아무튼 신내림 서기관이 구속됐으니, 이제 그에게 내린 ‘신’의 정체를 밝히면 된다. 청와대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일 것”이라며 ‘윗선’으로 청와대를 지목했다. 그는 “그런 짓 해도 뒷배가 되어줄 사람이니, (C서기관이) ‘신이 내렸느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버틴 거겠다”고 해석했다. 또 “혼자 있으면 영(靈)빨도 끊어지지 않겠느냐”며 C서기관이 구속됐으니 윗선에 관해 입을 열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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