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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원전자료 삭제 공무원 구속…징계위 앞둔 윤석열에 힘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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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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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결과 무관한 꽃놀이패…'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명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원전자료 삭제 혐의를 받는 산업부 공무원 2명 구속으로 검찰의 월성원전 수사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징계위를 앞둔 윤석열 검찰총장은 의도와 상관없이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

10일 예정된 법무부 징계위에서 해임·면직 등 중징계가 나온다면 '살아있는 권력 수사' 명분에 힘을 보태게 된다. '정권의 치부'를 막기 위해 검찰총장을 제거했다는 여론에 힘이 붙을 수밖에 없다.

윤 총장으로서는 징계 처분 취소 소송전을 벌이든, 이후 정치적 진로를 모색하든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는 셈이다.

반대로 법무부는 법원의 직무정지 처분 집행정지 결정 후 악화된 여론에 이어 부담을 더하게 됐다.

만약 총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가 나오면 내년 7월 임기까지 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금상첨화'의 발판이 마련된다.

영장 발부는 유·무죄 판단과 별개지만 정권을 정조준한 수사가 명분을 얻었다는 점에서 검찰의 조직적 결속도 높이게 된다.

최근 검찰 내 '반 윤석열'에 섰던 일부 검사들이 고립되는 등 두드러지는 동일체적 현상에 상승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여권은 탈원전 정책 정당성 침해를 위한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했지만 일단 윤 총장이 법원의 손을 빌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이번 사건은 명목상 감사원의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444개의 월성원전 전자자료를 삭제한 혐의다. 다만 이게 검찰의 최종 과녁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윤 총장은 월성원전 사건을 직접 챙기며 공을 들여왔다. 지난 10월 29일 8개월 만의 첫 지방 방문지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을 찾아 힘을 실어줬다.

대전지검은 윤 총장의 직계라고 할 만한 곳이다.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잘 알려진 최측근이며 박지영 차장검사도 윤 총장 아래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을 지내며 검경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았다. 이번 수사를 맡은 형사5부 이상현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지휘한 국정원 댓글수사팀의 일원이었다.

공교롭게도 최근 법무부 판사 사찰 보고서 삭제 의혹을 제기한 이정화 검사도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검사였고 이정화 검사의 법무부 파견을 공개 비판한 이복현 부장검사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한 특수통이자 대전지검 형사3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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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관련 감사 결과가 공개된 지난 10월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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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속영장도 사실상 윤 총장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전지검은 지난달 산업부 공무원 3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을 보고했고 윤 총장은 보강 수사를 지시했다.

애초 적용된 감사원법상 감사방해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이정도 범죄로는 영장 발부가 불가능하다고 본 윤 총장의 지시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공용전자기록 손상죄를 추가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CCTV영상자료를 삭제한 전 진도VTS센터장을 구속기소시킨 혐의다.

1일 법원의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윤 총장이 가장 먼저 챙긴 것도 대전지검의 영장 보고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사는 '윗선'을 향해 훑고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건의 중심인물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채희봉 한국가스공사사장(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어느 시점에 부를지 주목된다.

두 사람은 이번 수사가 청와대로 입성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오세용 대전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정책관(국장) A씨, 원전정책과 서기관 B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원전정책과장 C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도주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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