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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서울 밤 9시 통금, 마트·PC방도 문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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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하루 확진 600명 넘어… 서울서만 295명, 연일 최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3일 신규 확진자가 6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하루 확진자가 600명을 넘은 것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1차 유행 이후 9개월 만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2월 28일(909명), 3월 1일(686명)에 이어 셋째로 많다.

특히 수도권이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양상이다. 3일 수도권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463명으로 역대 최고다. 정부는 “수도권 확산세가 계속 커지는 양상이며,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3일 서울 내 신규 확진자는 295명이다. 지난 2일 역대 최대 확진자 262명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서울시는 이날 “밤 9시 이후 서울을 멈춘다”며 현재 20% 감축 운행 중인 버스·지하철 운행량을 버스는 5일, 지하철은 오는 8일부터 30%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또 5일부터 학원, 독서실, 스터디 카페, PC방, 영화관 등과 면적 300㎡ 이상인 모든 상점, 마트, 백화점 등에 대해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런 조치로 2주 내에 하루 평균 확진자를 100명 이내로 줄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정부는 수도권에 지난달 19일부터 거리 두기 1.5단계, 지난달 24일부터 2단계를 적용한 데 이어 지난 1일부터는 사우나·에어로빅 영업을 중단하도록 하는 등의 방역 강화 조치를 추가했다. 이날 정부는 또 연말연시 인구 이동 증가에 대비해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를 ‘연말연시 특별 방역 기간’으로 지정하고 코로나 방역을 전국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계 상향이 늦게 이뤄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3단계 격상이라도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대중교통 30% 감축… 中·高 원격수업

3차 코로나 유행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3일 수도권 확진자가 472명, 서울 확진자가 295명으로 나란히 코로나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하면서 수도권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번졌던 신천지 교회발 1차 유행 이후 9개월 만에 전국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선 것은 서울 등 수도권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이 이날 확진자의 46.9%,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이 75%를 차지했다.

정부는 “거리 두기 단계 상향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은 전례없이 강도 높은 방역 조치에 나섰다.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300㎡(약 90평) 이상 상점과 마트, 백화점 영업을 전면 중단한다.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등 시립 공공시설도 마찬가지다.

◇”밤 9시 이후 서울을 멈춘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4일 “전국의 사람과 물류가 모이는 서울의 확산세를 조속히 막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뚫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밤 9시 이후 서울을 멈춘다”고 했다. 이에 총 2만5000곳의 학원과 입시 학원 2036곳,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등은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학원의 경우 오후 9시 이전 수업도 모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 권고할 방침이다. 영화관, PC방, 오락실, 미용실 등도 밤 9시 이후 영업 제한 업종에 포함됐다. 이미 노래연습장이나 식당, 실내체육시설은 밤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다만 식당은 밤 9시 이후도 포장·배달은 가능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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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도 한층 더 감축한다. 현재 버스·지하철이 20% 감축 운행 중인데 이 비율을 30%로 올릴 방침이다. 버스는 5일부터, 지하철은 8일부터 적용된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 코레일과 협의해 경기 지역 지하철 구간 등서도 같은 조치가 적용되게 협의할 계획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면 지하철 막차 시간을 자정에서 밤 11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런 조치로 2주 내에 하루 평균 확진자를 100명 이내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서울에만 확진자 1만명 육박

이런 조치가 나오게 된 것은 서울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4일 0시 기준 서울의 누적 확진자는 9716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지난달 1일부터 직장과 사우나, 학교, 병원, 대학 동아리 등 일상 공간의 집단감염이 본격 확산했는데, 이때부터 지금까지 33일간 나온 확진자는 3660명으로 지난 1월 이후 누적 확진자의 37.7%다. 서울 종로구의 음식점 ‘파고다타운’에서 공연한 예술단 단원을 비롯해 식당 이용객 등 34명이 지난달 28일부터 4일 낮 12시까지 확진되는 등 감염 확산세는 끊이지 않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해 병상이 부족할 우려가 있자 서울시는 4일 서울의료원 등 3곳 시립병원 유휴 공간에 컨테이너를 활용한 150개의 임시 병상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 거리 두기 상향은 아직 없어

한편 정부는 지난달 초 일주일간 하루 평균 지역 감염 사례가 400명을 넘으면 전국의 거리 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일주일 연속 이 기준을 충족했지만, 정부는 “기존 거리 두기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2.5단계 상향을 미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서울시가 먼저 거리 두기 상향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의 감염 확산세가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예방의학 교수는 “거리 두기 기준을 정해놓고도 제때 거리 두기를 상향하지 않고, 외식·숙박 등 소비 쿠폰을 남발하다가 감염 확산세가 커지자 지자체와 국민에게 방역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정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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