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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조직적 증거인멸 인정…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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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삭제’ 산업부 공무원 2명 구속

檢-변호인 ‘증거인멸’ 5시간 공방

“교묘한 삭제” “오해 살 자료 정리”

청와대 등 ‘윗선’ 수사 탄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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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인멸 수사를 지나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에 연루된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등 공무원 3명 중 핵심 관계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4일 발부되자 검찰 안팎에서는 이 같은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5일 검찰이 산업부 등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에 착수한 지 한 달 만에 핵심 관계자가 구속돼 검찰 수사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대전지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복귀 이튿날인 2일 윤 총장의 승인에 따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법원이 조직적 증거 인멸을 인정하면서 영장을 발부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문건 삭제 경위 및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된 ‘윗선’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조직적 증거 인멸” vs “자료 정리했을 뿐”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산업부 문모 국장과 김모 서기관 등 2명에 대해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국장은 지난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업무를 총괄하는 원전산업정책관이었고, 김 서기관은 문 국장의 지시를 받고 증거를 인멸했다. 원전산업정책과장을 맡았던 정모 국장의 영장은 “범죄 사실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며 기각했다.

4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양측은 거센 공방을 주고받았다. 검찰은 문 국장 등 3명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경위가 담긴 각종 문건을 조직적으로 인멸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실체 규명을 방해하려 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원전 조기 폐쇄 의혹과 관련된 여러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문 국장 등은 “산업부의 최종 의사결정이 나기 전 자료 등에 관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자료는 정리하자는 취지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김 서기관은 “삭제한 문건 중 월성 1호기 관련 문건은 별로 없다”며 “검찰에 휴대전화도 제출했고 비밀번호도 알려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서기관은 감사원 조사에서는 감사 하루 전 문건을 삭제한 경위를 묻는 질문에 “제가 신내림을 받은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국장과 정 국장, 김 서기관은 지난해 12월 2일로 예정된 감사원 조사 하루 전인 12월 1일 오후 11시 24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 PC에 저장된 원전 조기 폐쇄 관련 자료 444개를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삭제된 문건 중에는 ‘BH(청와대) 보고’ 문건인 ‘에너지 전환 후속조치 추진계획’ 등도 포함됐다.

○ 청와대 등 ‘윗선’ 규명 수사 탄력

문 국장 등 산업부 간부 2명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는 청와대 등 ‘윗선’을 향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백 전 장관과 당시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주요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당시 원전산업정책관이었던 문 국장은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과 함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을 내린 산업부 지휘 라인이었다. 정 국장은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실 행정관으로부터 조기 폐쇄 계획을 보고하라는 지침을 전달받았고, 백 전 장관에게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각종 실무를 맡았다. 당시 문 국장과 정 국장 등 산업부 간부들은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제성 평가 용역을 맡은 회계법인 측에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낮게 평가해 달라고 여러 경로로 요구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배석준 eulius@donga.com / 대전=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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