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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징계법’ 헌법소원 낸 윤석열…해임되더라도 ‘소송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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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절차 강조한 다음날

“장관 징계위 구성 주도 위헌” 소송

추 장관은 ‘윤 복귀결정’ 즉시항고


한겨레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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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법무부 장관 주도로 검사징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검사징계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징계 추진을 중단해달라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속도전에 제동을 걸자, 징계의 절차적 문제를 계속 제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설사 문 대통령이 징계위 의결에 따라 해임 등의 중징계를 재가하더라도 소송을 통해 ‘항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총장 쪽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검사징계법 제5조 2항 2호와 3호는 검찰총장인 검사의 징계에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혔다. 검사징계법 5조 2항은 위원장을 제외한 검사징계위원 구성을 명시한 조항이다. 징계위는 위원장인 장관과 법무부 차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하는 외부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윤 총장 쪽은 이 조항들이 “검찰총장이 징계 대상일 경우 헌법에 보장된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총장 징계 절차에서 법무부 장관이 징계도 청구하고 징계위원도 과반수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검찰총장이 징계 혐의자가 될 경우에는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징계는 윤 총장의 공무담임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까지 추 장관이 강행하고 있는 징계위 구성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헌재가 윤 총장의 위헌소송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법원 등 다른 기관들도 검사징계법과 같은 내용의 징계 관련 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법의 형평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헌재 출신의 한 법조인은 “검찰뿐 아니라 모든 공직 기관이 기관장에게 징계위 구성 권한을 준다. (윤 총장 쪽 주장은) 검찰총장에 대해서만 예외적인 법 적용을 주장하는 것이라서 헌재에서 인정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장 징계위에는 장관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징계위원에 대한 기피신청 제도도 있기 때문에 장관이 징계위 구성을 주도하는 조항을 위헌적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윤 총장의 위헌소송은 ‘시간벌기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가처분 소송을 통해 당장 10일로 예정된 징계위를 연기시키는 등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처분 소송의 인용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헌재는 헌법적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본안 소송에 대한 판단이 가처분 소송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본안 소송에서 다툴 만한 내용이 아니라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윤 총장 쪽이 배포한 2쪽짜리 입장문에서 주장한 법리도 위헌성을 주장하기에는 허점이 많다는 게 법조인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헌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위헌성을 주장할 때는 외국의 입법례와 다른 법제를 비교하는 등 논리를 탄탄하게 구성한다. 윤 총장 쪽이 깊이 고민한 흔적이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윤 총장 쪽이 ‘소송전’ 이상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 1일 복귀 때도 “헌법정신 수호”를 언급했던 윤 총장이 자신에 대한 징계 문제를 헌법적 이슈로 확대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최고 재판소인 헌재가 개입하면 징계 문제는 단순한 고위 공직자 징계 차원을 벗어난다. 윤 총장의 노림수는 헌재의 결정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추 장관 쪽은 이날 윤 총장을 직무에 복귀시킨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냈다. 즉시항고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상급 법원에 항고하는 절차다. 앞서 법무부는 윤 총장을 복귀시킨 법원의 결정이 나왔을 때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문을 냈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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