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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어느새 1080원대까지… 약달러 올라탄 환율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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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097.0원)보다 14.9원 내린 1082.1원에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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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2년 반만에 달러당 1,100원선을 뚫고 내려간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80원대까지 더 떨어졌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감으로 '약달러' 분위기가 이어지는데다 국내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분위기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9원 내린 1,08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6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최저점이며 이달 1일 이후 사흘 새 24.1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이날 하루 환율은 올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올해 3월 최고 1,285.7원까지 수위를 높였던 원·달러 환율은 9, 10월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급격하게 하락세를 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미국이 제로금리를 유지하며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는데, 특히 한국의 경제회복 신호가 상대적으로 강해지면서 원화 가치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 활활 타오르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 외국인이 원화로 환전해 투자를 늘리는 것도 원화 강세의 주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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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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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달러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90.71까지 낮아져 2018년 상반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1차로 폭발했던 올해 3월 중순 103.6까지 치솟았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반전이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 흐름이 당분간 계속 이어지면서 달러지수가 90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 민경원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선임연구원은 "요즘 유럽 주요국 셧다운 연장이나 경제활동 봉쇄, 경제 충격 이슈가 전혀 반영되지 않을 정도로 약달러는 하나의 관성이 됐다"며 "현재 시장 분위기 상 달러지수 90이 깨지는 게 불가능하진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환율 하락을 저지할 '브레이크'가 없어 보인다. 내년 초까지는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로서는 반전 계기가 없어 보인다"며 "만약 환율이 1,050원 선까지 깨고 내려간다면 1,000원 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효진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팀장은 "내년 상반기 1,060원까지 추가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급락기에는 수출 기업 타격이 우려된다. 과거보다 환율의 수출 악영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대기업과 달리 중소 수출 기업들은 환율 1,100원대를 수익 결정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미국 등의 감시 눈초리 탓에 적극적으로 환율에 개입하지 못하는 외환 당국도 고민이 크다. 지난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도한 환율 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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