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한 장면. 내년 개봉하는 속편은 극장과 OTT로 동시에 공개된다. 워너브러더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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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영화사 워너브러더스가 내년부터 신작 영화를 극장과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OTT)인 HBO 맥스로 동시에 개봉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장 매출이 급락하며 영화 산업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할리우드의 전통적인 제작 유통 구조에도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3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가 내년에 선보일 신작 영화 17편을 극장 개봉과 동시에 HBO 맥스로도 공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크라이 마초', 공포 영화 '컨저링'은 물론, '수어사이드 스쿼드' 후속편과 '고질라 대 콩' '듄' '매트릭스4' 같은 거대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도 극장과 동시에 안방에서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하고 90일이 지나야만 OTT에 풀렸다.
NYT는 "향후 몇 개월 안에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되더라도 내년 가을까지는 극장 운영이 정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게 워너브러더스의 견해"라고 전했다.
워너브러더스 최고경영자 제이슨 킬라는 "코로나19 사태를 헤쳐나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큰 예산과 잘 만들어진 이야기가 꾸준하게 스트리밍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코로나19가 내년 여름에 종식된다고 해도 워너브라더스가 한 해 동안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계속 운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OTT 가입자가 폭증하고 매출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최근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은 OTT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HBO 맥스는 후발 주자로서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워너브러더스의 결정은 신규 콘텐츠를 극장만큼이나 빠르게 HBO 맥스에 제공함으로써 HBO 맥스의 경쟁력을 강화, OTT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현재 넷플릭스 가입자는 미국에서 7,300만명, 전세계에서 2억명에 달하지만, HBO 맥스 가입자는 아직까지 860만명에 불과하다. HBO 맥스는 내년에 해외 출시도 준비 중이다.
극장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 애덤 애런은 워너브러더스가 HBO 맥스에 자금을 대기 위해 스튜디오 분야, 제작 파트너, 영화 제작자 등의 수익을 상당 부분 희생시키려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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