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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밤 9시 이후 불 꺼지는 서울… 대형마트·영화관 영업 단축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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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5일부터 2주간 밤 9시 이후 ‘셧다운’
대형마트 "매출 소폭 감소 예상… 집밥족 증가로 식품 수요 늘수도 "
영화관, 사실상 7시 이후 상영 불가… "손실 ‘눈덩이’ 우려"

서울시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5일부터 밤 9시 이후 상점과 영화관 등 대부분 업종에 대한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관련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4일 서울시는 오후 온라인 긴급브리핑을 통해 오는 18일까지 2주 동안 2단계에서 한층 강화한 방역 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서울 신규 확진자 수는 295명으로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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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한 대형마트 식품 매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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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에 따라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 중점관리시설 뿐만 아니라 영화관과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미용실, 마트, 백화점 등 일반 관리시설도 모두 밤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다만 필수적인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300㎡ 미만의 소규모 편의점 운영과 음식점의 포장·배달을 허용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대부분 영업 종료 시간이 오후 10~11시지만, 내일부턴 1~2시간 가량 영업을 단축해야 한다.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영업시간 조정으로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진정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히려 ‘집밥족’ 증가로 식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달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이후 대형마트의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마트 수요가 자사 온라인 몰로 옮겨갈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거리두기 강화로 집밥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오전 시간대나 오후 9시 이전으로 매출이 전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실 겨울철에는 원래 밤 시간대에 오는 고객이 적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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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CGV 상영관 내부. 영화 상영 시작 2분 전에도 관람객이 거의 없는 모습이다. 일부 좌석에는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위한 흰 종이 띠가 부착돼 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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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은 상황이 더 나쁘다. 대부분 영화의 상영 시간이 2시간을 넘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7시 이전까지만 상영관 운영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이미 들어온 예매분에 대해서도 일괄 취소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은 이미 크게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2월 들어 하루 영화관 관객 수는 4만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통상 영화관 대목으로 통하는 수능 당일(3일)에도 관객은 4만8338명에 그쳤다. 지난달 관객 수가 4만명대로 떨어졌던 날은 24일 하루 뿐이었다.

12월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들도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CJ ENM은 이달 말 개봉할 예정이었던 제작비 100억원대 영화 ‘서복’의 언론 시사회 등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봉 자체가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달 중순 개봉을 계획했던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도 일정 연기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평일에는 오후 7시 이후 관객 수가 하루 전체 관객의 30% 이상을 차지한다"며 "이번 조치로 사실상 평일 저녁 영업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예매’로 운영하는 사업의 특성상 사전 유예 기간을 두는 등 조치가 없었던 게 아쉽다. 2주짜리 정책이라고 하지만 확진자 증가 추이에 따라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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