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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惡手 두는데” 포착된 이용구 법무차관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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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헌법소원 놓고...징계도 열리기 전에 추 장관 측근들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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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 논의를 위한 법제사법위원회 비공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 중 단체 채팅방에서 '윤석열 측, 검사징계법 위헌소송 효력중지 신청' 기사를 보며 대검 관계자와 문자로 대화하고 있다. 누군가 "이 초식은 뭐죠? 징계위원회에 영향이 있나요?"라고 묻자 이 차관이 "윤 악수인 것 같은데, 대체로 이것은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인데요".라고 문자를 보내고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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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또는 그 아내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추미애 법무장관의 조두현 정책보좌관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차관은 오는 10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논의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해당 대화방에 윤 총장 해임을 밀어붙여 온 인사들이 참여해 윤 총장 징계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이 차관으로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차관은 4일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 개정안 논의를 위한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이 차관의 휴대전화 화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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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관은 곧이어 "효력정지가 나올 턱이 없고 이것이 위헌이라면 그동안 징계받은 사람들 어떻게 하라고. 일단 법관징계법과 비교만 해보세요" 라고 문자를 보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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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에서, 조 보좌관은 이 차관에게 ‘윤 총장이 검사징계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냈다’는 기사를 보내며 “이 초식은 뭐죠?’ 징계위원회에 영향이 있나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이 차관은 “윤의 악수(惡手)인 것 같은데, 대체로 이것은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종근 2’라는 참여자는 “네^^ 차관님”이라고 했다. 이 차관은 “(헌재에서) 효력정지가 나올 턱이 없고 이것이 위헌이면 그동안 징계받은 사람들 어떻게 하라고. 일단 법관징계법과 비교만 해보세요”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인사들은 “윤 총장 징계위가 열리기도 전에 당연직 징계위원(이 차관)과 징계를 밀어붙여 온 당사자들이 대화방을 만들어 그 문제를 논의한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변호사는 “중징계 모의를 하다가 딱 걸린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 “아이디 ‘이종근2′는 이종근 아니라 박은정”

해당 대화방이 논란이 되자 법무부는 기자단에 “‘이종근2′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라고 알렸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의 아내인 박은정 검사를 말한다. 윤 총장을 보필하는 대검 참모가 그런 대화를 나눴다면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종근 부장도 직접 “해당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대화 내용을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이런 해명대로라면 이 차관이 자신의 텔레그렘에 박 담당관 대화명을 남편인 ‘이종근2’로 저장했다는 얘기가 된다. 일선 검사들은 “황당하다”고 했다. 이 부장은 추가로 “텔레그램이 아닌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차관님께 부임 인사를 드렸는데 전화를 못 받으시고 통화 불가 메시지가 와서 답문(네^^ 차관님)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종근2’는 박은정 담당관이 아니라 이종근 부장이 맞다는 게 대부분 검사들의 얘기다. 이 부장이 지난 2009년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면서 ‘검사 이종근2 올림’이라고 쓴 것도 이날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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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형사부장이 2009년 검찰 내부게시판에 '이종근2'로 올린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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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의 황당한 해명 “이종근이 전화온 것 저장..박은정 번호도 몰라”

이용구 차관은 이날 국회 기자단에 “이종근2가 박은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박 담당관 번호를 그같이 저장한 데 대해 “옛날에 보좌관 할 때 이종근이 나한테 전화를 했었다. 휴대폰이 2개인 줄 알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왔으니까”라며 “옛날 법무실장 할 때 그 상태가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박 담당관의 번호를 모른다”고 했이다.

이 차관이 2017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냈다. 당시 이종근 형사부장이 장관 정책보좌관이었다. 이 차관 설명은 당시 이종근 보좌관이 기존 번호가 아닌 모르는 번호로 전화했고 이를 이종근2로 저장했다는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변명이 아니라 자백”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차관 해명 자체로 ‘이종근2′가 박은정 담당관이 아니라 이종근 형사부장임을 인정한 데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한 검사는 “이종근 당시 보좌관이 법무실장에게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어 와 이를 저장했다면 그게 이종근 번호지 어떻게 박은정 번호가 되느냐”고 했다.

◇대화 시간은 2시6분, 박은정 텔레그램 가입 시간은 2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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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4일 오후 2시57분 텔레그램에 가입했다는 메시지. /텔레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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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감찰담당관은 이날 오후 2시 57분에 텔레그램에 가입했다. 그런데 이용구 차관이 아이디 ‘이종근2′와 대화를 나눈 시간은 이날 오후 2시6분이다.

법무부 설명대로 ‘이종근2′ 가 박 담당관이라면 텔레그램에 가입도 하기 전에 대화를 나눴다는 말이 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 ‘이종근 2′가 박 담당관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뒤늦게 텔레그램에 가입하게 했는데, 대화 시간이랑 차이가 나면서 ‘스텝'이 꼬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이 차관이 ‘징계 결과를 예단하지 마라’고 한 내용이 결국 거짓말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설령, ‘이종근2’가 이종근이 아닌 박은정이라 해도 불법적으로 징계를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은 박 담당관이 그 대화방에 있는 것은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 징계위는 해보나 마나 같다”고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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