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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25번째 부동산 대책은 '빵뚜아네트' 김현미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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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 최장수 장관 기록 갖고 물러나

재임기간 내내 부동산 불안은 불명예

'패닉바잉' '빵투아네트' 신조어 양산

중앙일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작에 앞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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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일 교체를 단행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017년 6월 취임한 문재인 정부 내각 '원년 멤버'다. 약 3년 5개월 동안 주택정책과 항공, 국토사업의 '영욕'을 함께한 최장수 장관으로 기록됐다.



취임 전부터 보인 '규제철학'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국토부를 포함한 4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파르게 오른 집값 문제와 최근 전세난 등이 겹친 경질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경질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다.

김 장관은 취임 전부터 이전 정부의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정책에 대해 비판해왔다. 2017년 5월 후보자 시절 김 장관은 "LTV, DTI 규제를 푼 것이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 등을 낳는 요인 중 하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 취임 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LTV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 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LTV 규제를 포함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대책을 펼쳐오면서 "LTV, DTI 규제 강화는 주택 구매자의 대출을 일정 부분 제한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고,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2017년 5월 인사청문회 답변서)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집값 급등을 비롯한 부동산 문제의 원인을 "최근 집값 급등은 투기 수요 때문"(2017년 6월 23일 취임식 취임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은 김 장관의 관측이나 진단과 다르게 움직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 땅값 상승액이 3.3㎡당 1540만원에 달해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았다고 비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인 344만원의 4.5배에 달한다. 24차례나 부동산 대책과 전세대책이 나왔지만, 이러한 상승세는 꺾지 못했다.



각종 신조어·구설수 만들어



김 장관은 재임 기간 각종 설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5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이용할 수 있는 디딤돌 대출 기준과 관련해 "저희 집은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하며 '아파트 공급은 충분하다'는 기존 입장과 반대되는 말을 하기도 했다.

부동산 불안과 관련한 신조어가 다수 나온 것도 김 장관 재임 기간 일어난 현상이다. 집값 상승이 계속되자 이에 불안감을 느낀 2030세대가 대출을 일으켜 집을 구매하는 현상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공포심에 집을 구매하는 '패닉바잉' 등 김 장관은 세태를 반영하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신조어가 탄생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임 변창흠, '재생'전문가



김 장관에 이어 국토부 장관으로 주택정책을 총괄하게 될 인물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다. 변 사장은 도시계획 및 도시재생 등 주택 공급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했다. 현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에도 영향을 끼쳤다.

김 장관 재임 기간 공급을 틀어막은 정부의 정책에 변화의 기류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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