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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금요스토리] 文대통령 '묘수' 찾을까…尹 징계, 秋 거취 그리고 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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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아마 4단 기력의 文대통령, 정치난국 타개의 한 수는…민심에 호응하는 내각 개편 관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라는 반상(盤上) 위에 놓인 어지러운 '돌'을 정리할 시점이 다가왔다. 정권의 명운을 건 전투도 중원을 향한 밑그림의 설계도 결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선택하는 '한 수'로부터 출발한다. 전진과 후퇴, 제3의 길에 대한 선택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한 해법도 마찬가지다.


아마 4단의 기력(棋力)을 지닌 문재인 대통령은 수없이 많은 대국을 치르며 바둑의 지혜를 체득했다. 위기를 타개할 묘수가 필요한 시점,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다.


윤 총장 징계 절차와 관련해 "결론을 예단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달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는 숨고르기의 포석이다.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오는 10일로 연기됐다. 청와대는 시간을 벌었다. 여야가 새해 예산안을 합의처리하면서 국회 쪽의 큰 고비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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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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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제 밀린 숙제를 처리할 시점이다. 문 대통령과 남은 임기를 함께할 내각의 재편이다. 인사 요인은 차고 넘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그 중 하나이다. 개각은 민심을 향한 대통령의 메시지다. 역대 대통령은 민심을 경청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려할 때 개각을 단행했다. 개각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때를 놓치면 효과는 반감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 성향상 분위기 반전용 개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 등장할 인물이 국민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 안팎에서 예측하는 수준의 개각은 이뤄지겠지만, 깜짝 개각이 단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문제는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최근 여론 흐름을 긴장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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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쇄신 개각이 앞당겨 질 수 있다"면서 "추 장관과 윤 총장 문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는 개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포용의 의미를 담고, 야당에도 장관 몫을 주는 통합적 개각을 할 필요가 있고 정세균 국무총리는 그런 내용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개각의 타이밍은 물론이고 밑그림에 대한 설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청와대 상황을 종합해보면 인사 라인을 통한 검증 작업은 이미 준비돼 있다. 최근 발표된 이용구 법무부 차관 인사 역시 갑작스럽게 인사 검증을 해서 내놓은 결과물이 아니다. 후임 인선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와 검증 결과를 이미 손에 쥔 상태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앞으로 단행될 개각은 최소 3~4개 부처에서 많게는 중폭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우선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멤버인 박 장관은 취임 후 3년 이상 자리를 지켰다. 2018년 8월 임명된 이재갑 장관도 2년이 넘었다. 장관 개인에 대한 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교체할 때가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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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교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오는 8일부터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는 것을 고려할 때 개각이 임박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교체 대상에 포함된다면 중폭 개각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여권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논란과 '추-윤 갈등'에 대한 수습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장관 교체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이 변수이다.


추 장관 역시 교체 타이밍이 관건이다. 법무부 징계위를 앞두고 추 장관을 교체할 경우 검찰개혁 후퇴의 시그널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 시사'와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이 완성될 때까지 자리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추 장관) 의견은 존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검찰개혁 큰 고비가 넘어가게 되면 또 다른 국면이 있을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을 고려한다면 논란이 정리되기 전에 추 장관을 교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문 대통령이 3일 윤 총장 징계를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추 장관을 먼저 물러나게 한 뒤 윤 총장 징계위 판단을 기다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정성에 대한 메시지를 증폭시킬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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