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한눈에 보는 ‘2021 대예측 포럼’ | 서학개미, 바이오·신재생에너지로 경제 V자 반등…집값 여전히 상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11월 24일 매경미디어센터에서 ‘2021 대예측 매경아웃룩’ 발간을 기념해 대예측 포럼 웨비나(웹+세미나)가 열렸다. 1991년부터 매년 연말, 이듬해 경제 전망을 담은 전략 지침서 ‘대예측 매경아웃룩’을 발간해온 매경이코노미가 책 발간을 기념해 증시, 부동산, 거시 경제 각 전문가를 초청해 새해 경제와 자산 시장을 예측하는 자리다.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이번 웨비나는 수천 명이 시청할 정도로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국내 증시),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거시 경제),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부동산),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본부장(해외 증시)의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매경이코노미

(시계방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의 이익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경제성장률은 V자 반등하나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부동산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현재가 해외 증시에 투자할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윤관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증시

▷장기 투자는 기본, 매도 기준 세워야

“주식 투자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에 목매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올 한 해 개인투자자 ‘개미’들의 적극적인 주식 투자,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을 장려하며 ‘존봉준’이라는 애칭을 얻은 존 리 대표가 국내 증시 전망을 발표하며 강조한 말이다. 존 리 대표는 발표 중 수차례 ‘길게 바라볼 것’을 투자자들에게 주문했다.

“펀더멘털(기초)이 튼튼하면 장기로 봤을 때 무조건 수익이 난다. 단기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초조해할 이유가 없고 수익률이 조금 올랐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다.”

존 리 대표는 이번 웨비나에서 국내 증시 주요 키워드로 장기 투자·매도 원칙·헬스케어·자산 비중 네 가지를 강조했다.

대부분 투자자는 단기 수익률을 투자 성공 척도로 판단한다. 주식을 샀을 때 1년 만에 20%가 오르면 투자 성공, 내리면 실패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실패한 투자’라고 생각해 매도하기 바쁘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면 ‘성공’했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추가 매수하기 바쁘다. 존 리 대표는 이 모두가 ‘목표 수익률’만 바라보는 투자에서 비롯된 잘못된 버릇이라고 지적한다.

“주식은 당장 20% 수익률을 내다보고 사는 게 아니다. 10년 기다리면 10배가 오르고 20년 기다리면 100배가 오르는 게 주식이다.”

마찬가지로 매도할 때는 본인만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살 때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배수(PBR)부터 회사의 지배구조, 경영 이념, 사업 성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회사를 분석한다. 반면 팔 때는 ‘주가가 올랐으니 판다’라는 단순한 이유만 내세운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는 게 존 리 대표 주장이다. 살 때처럼 경영 이슈, 산업의 가치, 밸류에이션 등을 분석한 뒤 팔 이유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매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각광받을 산업으로는 ‘헬스케어’를 뽑았다. 이유는 수명 증가와 소비 증가 두 가지를 들었다. 인류 수명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소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건강 관리 산업인 헬스케어에 돈이 몰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금융 투자에 얼마만큼 주식 비중을 두느냐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특히 나이대별로 비중을 두는 존 리 대표만의 공식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존 리 대표는 “빚이 없다는 가정하에 100에서 본인 연령대를 빼면 적정 주식 보유 비율이 나온다. 20대면 자산의 80%, 50대면 50%를 주식에 투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거시 경제

▷경제 V자 반등하나 금리는 동결

홍춘욱 대표는 두 번째 연사로 나와 ‘2021년 거시 경제’를 전망했다. 홍 대표는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국민연금공단 투자운용팀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등을 거친 거시 경제 전문가다. 그는 내년 거시 경제 주요 흐름을 경제성장률·금리·물가·환율 4가지로 나눠 정리했다.

우선 가장 큰 관심사인 내년 경제성장률은 ‘V자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근거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다는 점을 꼽았다. 홍 대표는 “백신 개발, 치료제 개발, 생환 비율 증가 소식 등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완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코로나19 공포가 사라지면서 세계 경제는 회복을 위한 여건 마련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경제성장률 반등에도 당장 세계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손실을 회복하는 데만 8년은 족히 걸렸던 것처럼 이번 위기 역시 손해를 메우고 다시 일어서려면 최소 2~3년은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홍 대표는 “제로금리 시대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금리 시대가 이어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는 힘들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중앙은행들이 내놓는 양적완화 정책의 효력이 사라졌다. 과거 위기를 겪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금융기관들은 위기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둔다. 중앙은행이 돈을 시중에 풀어도 금융기관에 막혀 돈이 돌지 않는 게 일상화된 셈이다. 생산 기술 발달로 공급량이 늘어났다는 점도 물가가 빠르게 오르기 힘든 이유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생산량이 대폭 증가했고 정보통신, 셰일오일 혁명 등 기술 발달이 공급 과잉 시대를 만들어냈다.

“현대 경제를 과거 통화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돈을 풀면 소비가 늘어난다’는 말이 통하던 시기는 지났다. 경제 회복 열쇠는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넘어갔다. 정부가 재정정책을 얼마나 펼치느냐가 중요하다.”

홍 대표는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본다. 달러 가치가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진다는 것. 홍 대표는 “원달러 환율이 200원 떨어진다는 말은 수입 물가가 20% 내려간다는 의미다. 굉장한 디플레이션 압력이 우리 경제에 들이닥칠 것이다. 원화 강세를 방어할 정부의 절묘한 금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매물 부족 현상 계속…공공 재개발 관심

내집마련을 앞둔 사람에게도, 이미 내 집이 있는 사람에게도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부동산, 바로 집값이다. 부동산 재야고수로 유명한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내년 주택 시장은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전세 매물이 적어지면서 전셋값은 상승하고 갭(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차이)이 줄어드는 상승장이 될 것”이라면서도 “정부 규제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는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라고 전망했다.

이주현 대표는 ‘임대차 3법과 전세난’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청약 지연’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 ‘2021년 선거와 공공 정비사업’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을 내년 주택 시장 키워드로 꼽았다.

지난 7월 말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시작된 전세난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내년부터 신규 입주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데,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영향으로 민간 분양을 통한 공급마저 지연될 여지가 있어 전세 매물 품귀 현상과 전세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논리다. 이 대표는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줄어 전세난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했던 투룸이나 쓰리룸 다세대주택 역시 공급량이 대폭 줄면서 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급은 줄어드는데 시장 유동성은 여전히 넘쳐나는 현재 상황도 2021년 부동산 상승론에 힘을 싣는다. 저금리 등 영향으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으로 계속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도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예고한다. 이 대표는 “이런 분위기에서 부동산 매물 잠김 현상이 이어진다면 서울 부동산 매매 시장은 강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본다.

이런 공급 부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최근 꺼내 놓은 카드는 ‘공공’ 정비사업이다. 정부는 올해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으로 공공 재개발과 공공 재건축 사업을 제안한 바 있고, 특히 정부와 서울시는 이미 공공 재개발 시범사업 공모를 벌여 60곳의 신청을 받아 심사해 12월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공공 재개발은 용적률을 법적 기준보다 20% 더 받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사업비 융자 등 각종 지원을 받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20~50%를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재개발사업 방식이다.

더구나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예정돼 있다. 이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여·야에서 정비사업 규제 완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공 재개발 시범사업에 지원한 사업지 중 입지 좋고 사업성이 높은 곳을 눈여겨보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부동산 규제에 대한 현 정부 기조가 워낙 강력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수적인 접근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똘똘한 한 채를 노리는 것은 좋지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해외 증시

▷미국 증시 최소 18% 오를 것

해외 증시 전망을 맡은 유동원 본부장은 “지금이 바로 해외 투자를 꼭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동성과 경기 회복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 큰 상승장이 기대된다는 의미다.

유 본부장은 특히 최근 미국 증시에서의 변동성을 눈여겨본다. 다우존스는 일주일 새(11월 24일 기준) 0.73% 하락했고, 같은 기간 S&P500지수도 0.77% 하락했다. 꾸준히 상승만 해오던 미국 증시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유 본부장은 이런 변동성이 발생하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았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제기된 경기 둔화 우려, 손정의 회장 등 투자 거물들이 투자 대신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 유동성에 대한 우려다.

하지만 변동성에 대해 불안해하기에는 이르다. 오히려 변화하는 시기가 온 만큼 기회를 잡기에도 적기라는 분석이다. 유 본부장은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투자한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는 현재 환율과 주가에서 수익이 안 날 수도 있다. 지금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과거 많이 투자한 FAANG 종목을 줄이고, 중소형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보통 미국 대선 주기를 보면 대통령 당선 후 이듬해 6~7월까지 큰 폭으로 증시가 오른다. 이후 일 년은 쉬어간다. 미국 대통령 취임 3년 차에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다”고 정리했다. 유 본부장은 “현재 미국은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다. 앞으로 1년간 미국 증시가 최소 18% 정도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 시장도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유 본부장은 “2020년 금 공급이 피크에 달하고 이후에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떨어지면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폭등 중이기에 비트코인과 금을 잘 섞어 전체 포트폴리오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 외에도 주목할 만한 글로벌 시장이 있다. 아시아 시장이 대표적이다. 유 본부장은 “우리나라 시장도 좋다. 특히 반도체 업체 주가가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도체 상승 여력이 150% 정도 있는 것으로 본다. 적정 가치보다 저평가돼 있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 중에서는 중국, 베트남, 한국, 대만을 주목하라고 제시했다. 한편,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열띤 발표를 했지만 일부 내용은 시간상 전달하지 못했다. 매경이코노미는 전문가들이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별도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존 리·홍춘욱·유동원 3명의 연사가 추가로 들려주는 내년 경제 전망은 매일경제 유튜브 채널 ‘돈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다운·반진욱·박지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6호 (2020.12.02~12.08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