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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범민주파 홍콩 전 의원 탈출… "네이선 로와 영국서 국제 투쟁 전선 넓히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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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달 19일 테드 후이(맨 오른쪽) 민주당 의원이 동료인 에디 추(왼쪽) 레이먼드 찬(가운데) 의원과 함께 홍콩 지방법원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들은 올 초 국가보안법 논의 과정에서 입법부를 방해한 혐의로 법정에 출석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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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전 야당 의원인 테드 후이가 덴마크로 탈출하는 데 성공해 영국에 망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많은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처벌을 피해 세계 여러 국가로 몸을 피했지만, 정치권 인사의 망명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덴마크에 체류 중인 후이 전 의원은 한 현지 신문과 인터뷰에서 홍콩으로 돌아가지 않고 영국에 명명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생긴 이래로 우리는 폭정의 어둠에 빠졌다”며 “나의 많은 친구들의 운명을 들을 때 내 가슴은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어 “내 고통을 설명할 적절한 단어가 없고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범민주파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이던 후이 전 의원은 지난달 범민주파 의원 15명이 야당 의원 4명의 의원직 박탈에 항의해 동반 사퇴했을 때 함께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우산 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인 네이선 로가 망명한 영국으로 가 그와 함께 홍콩의 국제 투쟁 전선을 넓히는 것을 평생의 사명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후이 전 의원의 홍콩 탈출 사실은 조슈아 웡, 아그네스 차우 등 홍콩 청년 민주화 운동가들이 불법 집회 선동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직후 공개됐다.

후이 전 의원은 작년 여름 시작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등 각종 민주화 활동에 앞장서 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홍콩 입법회 회의장에서 악취 나는 썩은 화초와 비료를 회의장 안에 뿌리는 방식으로 홍콩 정부의 ‘국가(國歌)법’ 강행에 저항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 차례 경찰에 체포되고 풀려나기를 반복했다가, 불법 집회 선동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돼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어 투옥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당초 그는 재판을 받고 있어 외국에 나갈 수 없지만, 최근 덴마크 국회의원들의 초청으로 기후 문제 관련 공식 회의에 참석하기로 하고 법원에서 제한적인 출국 허가를 받았다. 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덴마크 국회의원들이 후이 전 의원이 홍콩을 벗어나는 일을 돕는 팀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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