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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홍콩 민주화세력 씨말리기…‘반중’ 언론 사주 지미 라이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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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웡 등 청년 활동가 3명 징역형 선고 이어

한겨레

홍콩의 반중 매체 <핑궈(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3일 라이치콕 구치소에서 교도관에게 이끌려 수감되고 있다. 홍콩 법원은 이날 사기 혐의로 기소된 라이에 대한 보석을 불허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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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미디어 재벌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지미 라이(73) <핑궈(빈과)일보> 창간 사주가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조슈아 웡을 비롯한 청년 활동가 3명이 불법집회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시민사회 원로인 라이까지 수감되면서 홍콩 당국의 공안몰이가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3일 <홍콩방송>(RTHK) 등 현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핑궈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미디어 경영진 2명과 함께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라이는 이날 오전 웨스트카오룽 법원에 출두했다. 이들 3명은 계약 내용을 어기고 넥스트디지털 본사 건물 사무실 일부를 다른 업체에 임대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를 사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쪽은 라이가 최근 몇년 동안 외국에서 머문 기간이 길어 도주의 우려가 있으며, 재범의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기 혐의 외에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인 빅터 소 판사는 이러한 검찰 쪽 주장을 받아들여 라이의 보석 신청을 기각하고, 경영진 2명에 대한 보석만 허용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다음 공판이 내년 4월16일로 예정돼 있어, 라이는 앞으로 4개월13일 동안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 판사는 홍콩보안법 위반 사건 재판을 맡기기 위해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직접 뽑은 법관 6명 가운데 1명이다.

앞서 라이는 지난 8월10일 홍콩보안법 29조(외세 결탁 등) 등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당시 홍콩 경찰은 라이의 두 아들과 넥스트미디어 경영진 등 6명도 함께 체포했으며, 경찰병력 200여명을 동원해 <핑궈일보> 편집국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라이 등의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

2일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으로부터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받은 민주화 활동가 조슈아 웡이 3일 라이치콕 구치소에서 철조망 위를 쳐다보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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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10월15일에도 라이의 개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 ‘표적수사’란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라이는 지난 2월과 4월에도 각각 불법시위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났으며,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6월4일 열린 천안문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 31주년 촛불집회에 참석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편, 홍콩 웨스트카오룽 법원은 전날 청년 활동가 조슈아 웡(24)에게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했다. 아그네스 초우(23)는 불법집회 선동·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고, 이반 람(26)도 같은 혐의로 징역 7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 3명은 홍콩보안법 시행 직전 해산한 홍콩 독립 성향의 청년 정치단체 데모시스토의 지도부로 활동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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