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재판을 받은 뒤 부인 이순자씨 손을 꼭 잡고 광주지법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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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검은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89)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1심 법원이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또 1심 법원이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조비오 신부가 목격한 날은 5월 21일이기 때문에 5월 27일 전일빌딩 헬기사격을 부정한 행위는 피해자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한 데 대해 사실오인,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일부 무죄가 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기간 군이 헬기 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2018년 5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부장 김정훈)은 지난달 30일 전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헬기 사격 여부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쟁점이고 전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사과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5·18 자체에 대한 재판은 아닌 점, 벌금형 선고가 실효성이 적은 점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씨의 변호인도 이날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심에서 범죄 피해가 발생한 '범죄지'를 광주로 판단해 재판 관할이 광주에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피고인의 거동 불능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항소심도 광주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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