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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르포]중형 공공전세, 문 열자 "와!"…둘러본 뒤엔 "아파트보단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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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75~81㎡, 방 3개·욕실 2개…3~4인 주거 취지 부합

보증금 1200만원·월임대료 32만원, 인근 시세보다 저렴

뉴스1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전세주택의 모습. 2020.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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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전형민 기자 = 정부가 3일 매입약정방식의 품질 좋은 '공공 전세'에 대해 체험할 수 있는 주택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한 오피스텔은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해 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에게 공급하기 위해 올해 6월 사들여 현재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LH는 이 주택을 '공공전세 미리보기'로 거론한 만큼 향후 2년간 수도권에 공급될 2만8000가구의 공공전세주택의 품질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해당 주택은 전용면적 75~81㎡의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다. 임대조건은 보증금 1200만원에 월 임대료 35만~44만원 수준이다. 인근 아파트 전세 시세(전용 59㎡, 4억여원)나 빌라 전세 시세(전용 80㎡, 2억5000만~3억원)에 비해 저렴하다.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최대 6000만원에 16만원까지 형편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다. 기본 2년을 계약으로 최장 6년까지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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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전세주택에서 서창원 LH 주거복지본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내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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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가 직접 가본 주택은 6년 만에 되살아난 공공전세의 취지에 부합했다. 기존 신축 빌라 등 주로 공급되는 주택과 견주어서 부족함이 없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주거사다리의 한 조각'을 채우는 데에 충실한 모습이다. 다만 아파트를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다.

우선 수원종합운동장 인근에 있어 교통편이 괜찮았다. 도보로 5분 이내에 신분당선 신설역이 들어서고, 강남까지 4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주변에 1000가구 넘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 인프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건물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LH는 건물 소재 지방자치단체인 수원시와 협약을 맺어 '다함께돌봄센터'를 열기로 했다. 초등학생까지 거주 주민의 자녀는 물론 주변 지역 거주민의 자녀를 돌보는 곳이다.

주차면적도 지하 2층까지 1가구당 1대를 보장하도록 48면이 준비됐다. 자동차 전용 엘리베이터를 도입해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한 게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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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전세주택에서 서창원 LH 주거복지본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내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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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부터 9층까지는 전용 75~81㎡ 사이 48가구가 생활하는 주거공간이다. 각 가구는 독립된 방 3개, 화장실 2개(거실, 안방)가 보장된 3베이 구조다. 현관 양옆으로 욕실과 주방이 있고, 주방 전면으로는 거실이, 거실의 양 끝과 주방 옆으로 방 3개가 배치된 전형적인 신축 빌라 주택의 구조다.

현장을 둘러본 관계자들과 기자들도 '요새 나오는 신축 빌라 전세 매물과 큰 차이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방마다 통풍을 위한 창이 빠짐없이 있었고, 거실 측면에 큰 창이 배치돼 개방감을 줬다.

9층 주택엔 복층 공간이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된다. 복층 공강엔 층고를 제법 높게 부여해 성인 남성이 서서 활동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자녀가 많다면 자녀 방으로 손색이 없었다.

발코니가 따로 없어 다소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점, 타워형 주택으로 가운데 복도를 중심으로 가구가 배치되다 보니 향에 따라 일조·보온 등이 갈리는 점, 세탁기를 놓을 수 있는 다용도실 유무가 면적, 주택 형태에 따라 갈리는 점 등은 아쉬운 항목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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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전세주택에서 서창원 LH 주거복지본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내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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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이날 공개한 집이 '미리보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물량은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강기관 LH 주거복지사업처장은 "이곳은 민간 사업자가 짓고 LH가 매입하면서 충분히 아쉬운 점을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매입약정 주택 등은 설계과정부터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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