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흥벤저스’ 15연승 막을 ‘엔드게임’ 나올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흥국생명, 5일 GS전 이기면

GS 보유 14연승 넘어 신기록

리시브 흔들리면 고전 ‘약점’


한겨레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KGC인삼공사 경기서 득점에 성공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흥국생명을 막아라.’

프로배구 여자부 팀들에게 최근 던져진 화두다.

2020~2021 도드람 브이(V)리그서 개막 10연승을 달리며 독주 체제를 굳힌 흥국생명을 지켜보는 다른 팀 감독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현재 정규리그 14연승으로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GS 칼텍스·2009~2010시즌)을 세운 흥국생명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리는 지에스전에서 이길 경우 여자부 최다연승 왕좌에 오르게 된다.

‘흥벤저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하는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미소 짓고 있지만, 다른 감독들은 흥국생명을 꺾을 비책을 고심 중이다. 흥국생명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도로공사, 지에스와 풀세트 접전을 펼치는 등 약점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이 고전했던 경기나 패했던 세트를 보면 어렴풋이 답이 보인다. 바로 ‘리시브’다. 흥국생명은 리시브가 불안해지면 덩달아 공격까지 흔들린다. 2일 KGC인삼공사전에서 1세트를 16-25로 허무하게 내준 흥국생명의 리시브 효율은 4.17%에 불과했다. 특히 김연경과 함께 공격의 핵인 레프트 이재영이 2득점에 그치며 무기력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작전 시간 때 박미희 감독이 “공격이 안되는 게 아니야, 받는 게 안돼”라며 목소리를 높인 점을 봐도 리시브 불안은 ‘공격’ 위주로 진용을 갖춘 흥국생명의 최대 약점이다. 반면 25-11로 압승한 3세트를 보면 리시브 효율이 44.44%로 30.43%에 그친 인삼공사에 비해 높았다.

지난 9월 열린 코보컵 결승(지에스에 0-3 패배)만 보더라도 리시브효율(35.21%)은 지에스(42.86%)에 크게 뒤졌다. 풀세트 접전으로 갔던 지난달 10월31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도 리시브효율(31.58%)이 도로공사(41.94%)보다 열세였고, 접전 끝에 3-2로 이긴 지에스전(11월11일) 리시브효율은 23.71%로 37.14%였던 지에스보다 떨어졌다. 리그 선두인 흥국생명의 리시브효율이 리그 3위인 것이 리시브 불안을 방증한다. 결국 상대팀으로서는 효과적인 서브 전략이 필요하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정철 〈에스비에스 스포츠〉 해설위원은 “다른 팀들은 모험적인 서브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재영 또는 김연경을 상대로 집중적인 서브를 날려 리시브가 불안해진다면 공격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깨기’ 다음 미션은 공격수 집중마크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재영-루시아로 이뤄진 공격 삼각편대가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득점을 올린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김연경을 막으면 이재영이 터지고, 이재영이 막히면 루시아가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한 명을 집중 마크하는 게 전략상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소연 〈에스비에스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에스전에서 러츠와 김연경이 떨어지자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이 크게 올라갔다. 한 명이라도 집중 마크하는 게 유리하다”며 “김연경 또는 이재영 가운데 한 명을 집중 견제해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흥국생명의 연승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올 시즌 이적한 세터 이다영과의 다소 불안했던 호흡이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다 연승 기로에서 만난 팀이 지에스다. 지에스는 올해 유일하게 흥국생명을 이겼고 최근 경기도 박빙이었다. 장소연 해설위원은 “지에스는 러츠(득점 1위)의 활약이 워낙 뛰어난 팀이다. 여기에 이소영, 강소휘의 공격력도 좋다. 강소휘가 좀 더 살아난다면 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코로나19 기사 보기▶전세 대란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