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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백운규 변호’ 논란에… 이용구 “월성원전은 尹 징계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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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모시고 개혁과제 완수할 것”

세계일보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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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한 지 이틀 만에 판사 출신 이용구(56·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를 새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하자 그의 ‘강남 아파트 2채’ 소유,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변호’ 이력 논란 등이 제기됐다. 이 차관은 이런 논란에도 첫 출근길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참석 의사를 밝히며 “모든 개혁에는 큰 고통이 따르지만, 장관을 모시고 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해 개혁과제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강남 2채’ 다주택자… 법무부에서 가장 많은 재산 보유

이 차관은 경기도 용인 출신으로 대원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23기로 수료했다. 특히 이 차관은 2017년 8월 비(非)검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법무실장을 2년7개월간 역임했는데, 비검찰 출신이 법무부 차관에 임명된 것은 약 60년만의 일일만큼 이례적이라는 게 법조계 평가다.

하지만 이 차관이 강남 아파트 2채를 가진 ‘다주택자’이며 지난 3월 기준 법무부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구설에 휩싸였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26일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 현황(2019년 12월31일 기준)’에 따르면, 이 차관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래미안아파트(15억2400만원) 및 배우자 명의의 서울 강남구 삼익아파트(10억3600만원)을 신고했다. 부동산 외 예금 16억2108만원 등 총 46억153만원의 재산도 등록했다.

정부가 고위공직자들에게 ‘실거주 목적 1채를 제외하고 모두 처분하라’고 지시했던 터라 강남 아파트 2채를 보유한 이 차관의 임명이 현 부동산 정책 기조와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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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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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1호기’ 관련 백운규 전 장관 변호… 검찰 “정권 겨냥 수사 무력화 의도”

또한 이 차관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변호를 맡았다. 백 전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 때 ‘월성 1호기를 2년 반 더 가동하겠다’고 보고한 원전 과장에게 압력을 가해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작성하게 한 의혹을 샀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는 “원전 사건 핵심인물의 변호사를 법무부 2인자로 임명하는 것은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월성 1호기 원전 가동 중단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하는 데 관여한 산업부 공무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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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징계위 참석, 제 임무”

이 차관은 3일 오전 경기 과천 소재 정부과천청사로 첫 출근하는 길에 ‘윤 총장 징계위에 참석할 예정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제 임무”라며 “소통이 막힌 곳은 뚫고 신뢰를 공고히 하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변호한 이력 때문에 징계위에 맞지 않단 이야기가 있다’는 물음엔 “징계 청구 사유에 월성원전 관련 사안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지금 대전지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수사팀 검사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논란을 의식한 듯 보유하고 있던 서초구 래미안아파트와 강남구 삼익아파트 중 삼익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이 차관은 대표적인 친여 인사로 과거 진보성향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 출신이다. 2016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법률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법무실장 시절이던 지난해 12월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정되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을 만큼 추 장관의 측근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준비팀장을 맡으면서 초대 공수처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3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이 내정자는 4일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에 추미애 장관과 함께 참석할 전망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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