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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만 장악한 韓 게임들…中 공략에도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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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문화권 등 공유해 '시험무대' 꼽혀…다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

아이뉴스24

오후 2시 30분 현재 대만 구글 플레이에서의 무료 게임 매출 순위. [사진=게볼루션]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한국 게임이 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해 주목된다. 대만은 전 세계 게임 1위 시장인 중국과 같은 문화권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업계에서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꼽히는 시장이다.

최근 중국으로의 외자 판호(게임 허가증) 발급이 재개된 상황에 비춰볼 때 향후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대만과 중국은 엄연히 다른 시장이니만큼 섣부른 낙관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대만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0개 중 4개가 한국 게임이다. 1위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으로 지난달 출시 직후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위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으로 장기간 대만 시장에서 매출 1·2위에 뿌리를 내린 바 있다.

아울러 웹젠 '뮤 아크엔젤'이 5위, 넷마블 '마구마구2020 모바일'이 6위에 자리했다. 지난 2일까지 10위 안에 들었던 카카오게임즈 '가디언테일즈'는 현재 15위에 랭크됐다.

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매출 1위에 자리했고 국내 중소 게임업체인 파우게임즈의 '킹덤: 전쟁의 불씨'가 2위에 안착했다. 이외에도 넷마블 '마구마구2020 모바일(4위)', 엔씨소프트 '리니지M(9위)' 등 매출 10위 안에 4개의 국내 게임이 들었다.

2017년 초부터 중국의 판호 발급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그간 중국 시장을 공략하던 게임사들은 대만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리니지M'을 지난 2017년 12월 내놓은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이다. 리니지M은 진출 이후 15개월 연속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대만에서 입지를 굳혔다.

올해 들어서는 웹젠 '뮤 아크엔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넷마블 '마구마구2020 모바일' 등이 첫 해외 진출 국가로 대만을 택했다. 대만에서의 시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특히 '뮤 아크엔젤'의 경우 한국보다 석 달 빠른 지난 2월 대만에 먼저 게임을 내놓아 양대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대만 게임 시장은 전세계 매출 규모 15위권 수준으로 추산된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이고 특히 모바일 게임 비중이 오는 2021년에는 6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니코파트너스는 분석했다.

대만 시장은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을 위한 시험무대 성격을 보이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과는 다른 시장이지만 문화와 언어 등을 큰 틀에서 공유한다는 점에서 중국에서의 흥행성을 미리 검증할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또 본토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다소 제한적인 중국인들이 VPN 등을 통해 대만 서버로 우회해 대만 시장에 출시된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체들의 수출액 비중이 가장 많은 곳으로 중국(30.8%), 미국(15.9%)에 이어 대만·홍콩(15.7%)이 3위를 차지했다. 향후에도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엠게임 '진열혈강호' 등 기대작들이 대만에 게임을 내놓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대한 판호가 발급됐다. 중국 시장 진출의 길이 다시 뚫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는 가운데 대만에서 게임성을 검증한 국내 업체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판호 발급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지속적으로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허용한다면 중국 진출을 위해 판호 발급을 신청하는 게임사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이 한동안 제한되면서 대만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많이 진출했고 이와 맞물려 대만 게임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며 "대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한 경험을 토대로 향후 중국 시장이 다시 개방됐을 때 더욱 빠르게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은 "대만과 중국이 큰 틀에서 문화·언어 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대만에서 성공 시 중국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경우 자국 게임 시장이 워낙 치열한 데다가 대만 이용자들과 게임 취향도 다소 차이가 있고 중국 정부의 규제도 강력하기 때문에 대만에서의 성공이 꼭 중국에서의 성공을 보증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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