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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盧 탄핵 앞장섰던 추미애, 영정사진 올려놓고 “검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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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떨리는 공포 느낀다”면서도… 사퇴설 일축

세계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자신의 SNS에 검찰개혁 의지를 다지며 함께 올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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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징계 청구, 수사 의뢰 등을 밀어붙였다가 ‘역풍’을 맞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번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사진을 올려놓고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다졌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을 부각해 검찰을 비판하는 한편, ‘친문’ 진영의 지지를 호소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과거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을 끌어들인 건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추 장관은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사찰에서 찍은 노 전 대통령 영정사진을 올리며 “이제 대한민국 검찰을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로 돌려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 식구나 감싸고 이익을 함께하는 제 편에게는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자행해 온 검찰권 행사를 차별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 놓을 것”이라며 “흔들림없이 전진할 것이고, 두려움없이 나아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것이 노 전 대통령 영전에 올린 자신의 간절한 기도”라고 추 장관은 전했다. 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자신과 윤 총장의 ‘동반사퇴설’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검찰개혁을 완수할 때까지는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글에서 추 장관은 “검찰 독립성의 핵심은 힘 있는 자가 힘을 부당하게 이용하고도 돈과 조직 또는 정치의 보호막 뒤에 숨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검찰은 검찰권 독립과 검찰권 남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검찰권의 독립·수호를 외치면서 검찰권 남용의 상징이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인권침해를 수사해야하는 검찰이 오히려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혹한 수사를 하고, 미리 수사의 방향과 표적을 정해놓고 수사 과정을 언론에 흘려 수사 분위기를 유리하게 조성해서 이미 혐의자는 법정에 서기도 전에 유죄가 예단돼 만신창이가 되는 기막힌 수사활극을 자행해왔다”고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 장관은 “그런 가혹한 표적수사를 자행하고도 부패척결, 거악척결의 상징으로 떠올라 검찰 조직 내에서는 승진 출세의 가도를 달리고 검찰 조직 밖으로 나가서도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을 하는 특혜를 누려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등 전관과 현직이 서로 챙기며 선배와 후배가 서로 봐주는 특수한 카르텔을 형성해 스스로 거대한 산성을 구축해왔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이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무서운 집단이 돼버렸다”면서 “전직 대통령도, 전직 총리도, 전직 장관도 가혹한 수사활극에 희생되고 말았다”는 말로 검찰 수사 대상이었던 노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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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3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과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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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추 장관은 “무소불위의 대한민국 검찰이 힘 가진 자에 대해서는 꼬리곰탕 한 그릇에 무혐의를 선뜻 선물하고, 측근을 감싸기 위해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막강한 경제권력과 언론권력 앞에서는 한없는 관용을 베풀었다”며 “수사와 기소의 잣대를 고무줄처럼 임의로 자의적으로 쓰면서 어떤 민주적 통제도 거부하는 검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검찰이 ‘검찰당’이라 불릴 만큼 정치세력화 됐다는 주장도 폈다. 추 장관은 “이 백척간두에서 살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기에 제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고 강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2004년 3월 당시 새천년민주당 상임중앙위원으로 있을 때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바 있다. 그는 당시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대통령의 사과는 구체적 내용이 결여됐다”며 탄핵안 발의에 찬성 입장을 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자 삼보일배를 하며 속죄를 구했지만, 총선에서 낙선했다. 여의도로 복귀한 추 장관은 2016년엔 친노·친문세력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 대표에 올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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