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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에이스 잡은 롯데의 희망...프랑코가 알칸타라처럼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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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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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확실한 1선발을 다시 찾아야 하는 모험의 시간을 피했다. 선발진의 물음표를 최대한 지우고 2021년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이제 관건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인 앤더슨 프랑코다.

롯데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트레일리와” 2020시즌 대비 대폭 인상된 금액인 보장금액 12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90만 달러,인센티브 별도)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롯데의 비시즌 최대 과제였던 에이스 스트레일리와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31경기 15승4패, 2.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 선발진을 이끌었던 에이스가 이탈한다면 여러모로 롯데에 골치아픈 숙제를 안겨줄 뻔 했다.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단일 시즌 최다승(15승)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단일 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위(7.51)를 기록한 투수는 쉽게 대체할 수 없다. 스트레일리의 이탈을 대비해 준비했던 ‘플랜B’도 마음 편히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올해 롯데는 스트레일리보다 더 큰 기대를 안고 영입했던 아드리안 샘슨이 부진했다. 선발진은 당연히 삐걱거렸다. 부친상을 당하며 미국에 잠시 다녀왔고 자가격리까지 수행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25경기 9승12패 평균자책점 5.40은 외국인 원투펀치로 낙제점에 가까웠다. 재계약이 무산됐다.

샘슨과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롯데는 대신 앤더슨 프랑코와 일찌감치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스트레일리의 이탈에 대비했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2선발’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왔다.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도 프랑코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롯데가 한 발 빨랐다.

마이너리그 선발 경력은 풍부하다. 10년 통산 183경기(163선발) 45승 59패 평균자책점 4.57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5경기에 불과하고 올해 마이너리그 폐쇄로 실전 등판 기록이 전무하다는 리스크가 있는 선수.

롯데는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봤다. 분당 회전수, 수직 무브먼트 등으로 대변되는 ‘공 끝의 움직임’이 트렌드가 됐지만 기본적으로 150km 이상의 구속을 꾸준히 찍을 수 있는 ‘파이어볼러’에 대한 기대치는 언제나 높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 기준으로 2019년 등판한 5경기에서 찍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6.1마일(약 154.6km). 모두 구원 등판이었음을 감안해도 선발로 등판했을 경우 150km 초반대의 구속은 찍어줄 수 있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투수의 필요성을 느낀 롯데가 프랑코를 데려온 이유다. 성민규 단장은 “공 끝의 움직임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150km 이상의 구속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KBO리그에서 150km 미만의 공과 150km 이상의 공에 대한 타자들의 대처 능력은 떨어진다. 150km 이상 구속의 타율이 현저히 낮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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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이대선 기자]3회말 2사 2루에서 두산 알칸타라가 호수비를 펼친 김재호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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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내에서 프랑코의 비교대상을 곧바로 찾을 수 있다. 올해 31경기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 182탈삼진, 피안타율 2할3푼2리, WHIP 1.03을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한 라울 알칸타라(두산)다. 알칸타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1.6km(스탯티즈 기준)이었다. 성 단장은 프랑코의 무브먼트가 좋은 편이 아니라고 평가했지만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2019년 패스트볼의 분당 회전수(RPM)는 2134를 기록했다. 알칸타라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시즌이던 2017년 RPM은 2144였다. 시기적 차이가 있지만 알칸타라와 프랑코의 RPM이 큰 차이가 없다. 프랑코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지점이다.

아울러, 이 패스트볼을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꽂을 수 있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 당 볼넷은 2.64개에 불과하다. 성 단장은 “코너워크가 정교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볼넷의 위험도는 언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갖춘 투수가 볼넷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면 그 위력은 배가될 수 있다.

패스트볼과 함께 따라오는 주무기 체인지업도 프랑코에게 눈여겨 볼 부분. 체인지업의 낙차가 클수록 타자들이 현혹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스탯캐스트’ 기준으로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낙폭의 차이는 15.8인치(약 40.13cm) 였다.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스트레일리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

한국 생활 적응, 스트라이크 존 적응 등 외국인 선수가 낯선 리그에 오면 일단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하지만 프랑코가 갖고 있는 자질, 롯데가 평가한 잠재력은 책정한 금액 이상일 수 있다. 성민규 단장은 “더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선수를 합리적인 가격에 데려올 수 있다면 빨리 데려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알칸라타와 비견될 수도 있는 프랑코는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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