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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만의 中 판호 발급… 게임 ‘한⋅중 불공정 무역’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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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중국 사드 장벽 뚫어… 40조 시장 개방 기대 속 우려도
펄어비스⋅위메이드도 수혜 기대에 주가 급등
"中 외자 판호 급감… 韓 게임 잇단 허용 가능성 낮아"

컴투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가 2017년 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첫 중국 판호(版號·유통허가증)를 받았다. 게임업계는 그간 닫혀 있던 40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 문이 열린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일 컴투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지난 2일 발급한 42개 게임 외자 판호에 서머너즈워가 포함됐다. 중국은 내수 게임엔 내자, 외산 게임엔 외자 판호를 발급한다. 2017년 3월 사드 배치 이후 한국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해 중국에서 제작한 게임이 내자 판호를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한국에서 제작한 게임이 외자 판호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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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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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078340)는 매출 80%가량이 서머너즈워 IP에서 나온다. 중국 매출 기대감에 증권사들은 컴투스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판호 발급 소식에 이날 컴투스와 펄어비스(263750)·위메이드(112040)등 상장 게임사 주가는 거래 시작과 함께 폭등하며 일제히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됐다. 넥슨 계열사인 넥슨지티(041140)를 비롯해 엔씨소프트(036570), 넷마블(251270), 웹젠(069080), 엠게임(058630)등도 주가가 강세다.

◇ 펄어비스·위메이드·웹젠에 넥슨까지… 韓 게임 업계 전반적 수혜 기대

2017년 이후 한국 게임사들은 ‘불공정무역’에 시달려 왔다.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이 막힌 와중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공략은 빨라진 탓이다. 중국국제엔터테인먼트산업대회(CDE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게임 시장 매출은 1394억9300위안(약 2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늘었다. 중국산 매출 비중은 86.1%에 달했다. 한국 게임 판호 발급이 중단된 2017년 상반기 69.5%에서 16.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사드 보복으로 생긴 한국 게임의 공백을 중국 토종 게임이 메운 것이다.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된다면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직·간접 수혜를 입게 된다. 펄어비스는 대표 게임인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의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두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에선 서비스된 적이 없다. 중국 웹진 17173에 따르면, 검은사막은 중국 이용자 ‘기대 게임’ 순위에서 PC 3위, 모바일 2위에 올라 있다. 한국 게임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위메이드와 웹젠은 당장 외자 판호를 신청해 놓은 게임은 없지만, 향후 사업이 원활하게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위메이드는 최근 출시한 ‘미르4’ 중국 출시를 위해 외자 판호를 받아야 한다. 웹젠은 뮤 IP를 활용한 중국 자체 제작 게임의 내자 판호 발급이 필요하다.

엠게임은 ‘열혈강호’ 시리즈로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엠게임은 모바일 ‘진열혈강호’의 중국 출시를 준비해왔지만, 한한령 이후 계약 논의가 멈췄다. 엠게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목표로 만든 게임인 만큼, 판호 발급이 본격 재개된다면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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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7일 국회 사랑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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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자 6000만명을 넘긴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전망도 밝아졌다. 이 게임은 지난 8월 출시 예정이었지만, 출시 하루 전 돌연 서비스 일정이 연기됐다. 넥슨과 유통사 텐센트는 미성년자 게임 의존 방지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한국 게임이란 이유로 견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 본격적인 판호 발급일까… 中 행보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다만 일각에선 서머너즈워 사례를 본격적인 판호 발급 ‘신호탄’으로 보기엔 조심스럽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서머너즈워는 한한령 전에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던 게임이 아니었다"며 "중국이 너무 인기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게임을 선택해 ‘간’을 보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한령 이후 출시된 게임에 대한 신규 판호가 발급돼야 본격적인 한한령 해제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서머너즈워는 2014년 게임으로, 컴투스는 2016년말 사드 배치 이전에 판호를 신청해놨다.

중국의 외자 게임 판호 발급은 2017년 467건에서 올 상반기 27건으로 빠르게 줄고 있다. 한한령이 해제돼도 좁아진 문을 뚫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소수의 제한된 외자판호를 둘러싸고 각국이 서로 쟁탈전을 벌일 것"이라며 "대기중인 한국 게임 판호가 줄줄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순진하다"고 했다.

이번 판호 발급은 지난달 25~27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 부장 방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시기가 묘하다. 위 학회장은 "중국이 내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전 한국을 한⋅미⋅일 동맹에서 분리하기 위한 ‘명분’을 던진 듯하다"고 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분석한 중국 게임공작위원회(GPC)자료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9년 2308억위안(약 39조3000억원)에 달했다. 2016년에 비해 1.4배 성장한 수준이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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