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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100 붕괴…다음은 1050원, 1000원 붕괴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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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약세 정책 영향

무역흑자·외인투자도↑

한은개입 속도만 늦춰

산업구조 글로벌화로

수출경쟁력 타격 적어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3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110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종가로도 1100원 아래면 2년 5개월여 만에 1000원대 환율을 기록하게 된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백신 상용화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예고함에 따라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긴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도 견조한 수출 실적을 보였고, 이는 다시 외국인 자금 유입의 요인이 되면서 경상과 증시 양쪽에서 쌍끌이 달러 모으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지지선은 1050원이지만, 그 아래인 1000원 초 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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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은 최근 환율의 1차 지지선을 1100원에서 방어해왔다. 환율 하락은 우리 제품의 달러 환산액을 증가시켜 가격경쟁력이 훼손돼 결과적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99억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엔 당국이 빠른 원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시중에서 빨아들인 달러분이 포함돼 있단 관측이 나온다.
헤럴드경제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3일 “11월 외환보유액이 98억7000만달러 증가해 외환 당국이 10월 하락에 적지 않은 개입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100원 지지를 위해 무리하지는 않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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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환율의 방향성보단 지나치게 빠른 속도를 경계해 왔다. 인위적인 개입으로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는 건 한계가 있고, 과거에 비해 우리 경제가 환율 하락을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됐단 판단에서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30원 가까이 떨어졌던 지난달 우리 수출은 작년 11월보다 4%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6.3% 늘어나면서 2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동반 상승했다.

여기에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란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이 제한적인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11월 수출 중 중국이 2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그보다 낮은 15%다.

실제로 국제결제은행(BSI)이 집계하는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은 10월 현재 작년말 대비 0.8% 상승에 그쳤다. 실질실효환율은 나라별 교역비중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한 것인데, 원화와 함께 동반 강세를 보인 위안화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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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에 따르면 과거 원화 강세 시기(2016년 3월~2018년 3월)에도 되레 수출이 늘었는데,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을 때 수출이 좋아지고 이는 다시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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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우리 기업들의 중간재 수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해외의 중간재를 사들여오면 상대적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완성제품 가격 상승이 일정 부분 상쇄된단 것이다. 또 국내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 늘어 상대적으로 환 변동의 충격을 적게 받게 됐단 점도 이유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향후 원달러 환율의 지지선은 2018년 상반기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080원과 2018년 저점인 1054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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