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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한동수→박은정, ‘판사 사찰' 프레임 짠 秋라인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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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한동수→박은정 자기들끼리 주고받고… 제보부터 수사까지 전말

추미애 법무장관이 내세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수사 의뢰 등의 주요 근거는 ‘판사 사찰 혐의’였다. 대검이 ‘판사 성향 분석' 문건을 만든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있었으나, 추 장관을 보좌하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내부에서도 ‘죄(罪)가 되진 않는다’고 판단한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윤 총장 형사처벌을 겨냥한 대검 압수수색까지 이뤄졌고, 이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박은정 감찰담당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의 ‘합작품’인 것으로 2일 드러났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미애 라인 3인방'이 ‘판사 사찰’ 프레임을 창조해낸 것”이라며 “추 장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판사 문건, 심재철→한동수→박은정

‘판사 성향’ 문건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2월이었고 이들의 ‘기획’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초였다. 지난 11월 6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소속 이정화 검사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만났다. 윤 총장이 채널A 사건 관련 감찰을 방해했다는 내용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 자리에서 한 부장은 돌연 이 검사에게 ‘판사 성향’ 문건을 건넸다. 당시 문건 입수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판사 출신인 한 부장은 추 장관의 ‘윤석열 찍어내기’에 보조를 맞추면서 윤 총장과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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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검사는 11월 9~10일쯤 해당 문건의 ‘출처’를 알게 됐다. 직속 상관인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수사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면서 ‘심재철 국장이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해당 문건을 보고받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한동수 부장에게 제보하면서 전달했다’는 내용을 불러준 것이다.

이후 이 검사는 11월 13일 ‘해당 문건 관련 윤 총장 직권남용은 성립 안 된다’는 내용의 1차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자 박 담당관은 ‘직권남용은 안 되더라도 입수 경위에 따라 직무상 의무 위반이 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고, 이 내용이 추가된 2차 보고서를 이 검사로부터 11월 24일 받았다. 이 검사는 이 보고서를 그간 작성해온 기록에 편철했다고 한다.

◇직무 정지 前에 윤 총장 ‘성명불상자’ 입건

그러나 11월 23일 이미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윤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성명불상자’로 입건했다. 법무부에서 ‘직권남용죄가 된다’는 ‘수사 참고 자료’를 보냈고 이를 근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심 국장과 한 부장이 ‘판사 성향’ 문건을 주거니 받거니 했고 박 담당관은 그 매개 역할을 하면서 사건을 만든 셈”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11월 24일 오후 6시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 정지, 징계 청구’를 전격 발표했다. 이정화 검사는 박 담당관의 지시로 추 장관 발표 40분 전까지 ‘판사 문건’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관계자 진술을 들었다. 이 검사가 그 결과를 보고하자 박 담당관은 그제야 휘하 검사들을 불러 모아 추 장관 발표 내용을 알려줬다고 한다.

이어 불법·위법 소지가 다분한 수사로 이어졌다. 대검 감찰3과는 11월 24일 오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다음 날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을 했다. 총장 직무대행이었던 조남관 차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 감찰부는 판사 성향 문건이 더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PC 6~7대를 디지털 포렌식했으나 허탕이었다고 한다.

대신 압수수색 과정에서 허정수 감찰3과장이 심 국장, 박 담당관과 통화하면서 “국장님, 아직 안 나왔습니다” “담당관님, 아직입니다”라고 말하는 상황이 목격되면서 ‘불법 수사지휘’ 논란이 불거졌다.

이정화 검사는 지난 1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출석, A4용지 4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하고 그 과정을 상세히 폭로했다. 그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선 검사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들 ‘3인방’에게서 패싱당한 조남관 대검 차장은 윤 총장 복귀 전인 지난 1일 오전 대검 인권정책관실에 감찰부의 위법 압수수색 등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감찰부가 윤 총장 관련 감찰·수사를 위법하게 진행했다는 일선 검사들의 진정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절차 위반이나 인권침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일선 검찰청 수사 의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 박현철)는 한 시민단체가 추 장관, 심 국장과 박 담당관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착수한 상태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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