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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신고가' 대장주 사려니 부담…'성장형 가치주'를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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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외인 사자에 사상 최고 경신…2670선

美 추가 부양책에 마이크론 실적 가이던스 상향

"이익 증가에 비해 상승 너무 빨라"…포트폴리오 조정

단순한 저PER·저PBR 보다 성장형 가치주 주목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 2700시대에는 뭘 사야하나”

코스피지수가 2675선까지 오르면서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무섭게 오른 반도체주를 추격매수할 것인지, 상대적으로 못 올랐던 종목으로 눈을 돌려야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만큼 조정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짜되 성장형 가치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코스피 또 최고치…반도체株 급등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1.65포인트(1.58%) 오른 2675.90을 기록해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장중에는 2677.26까지 치솟아 장중 고점도 다시 썼다.

외국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주역이었다. 이날 하루동안 5170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기관과 개인의 매물을 받아냈다. 특히 삼성전자는 2.5% 뛴 6만9500원으로 마감해 ‘7만전자’에 바짝 다가섰고 SK하이닉스는 무려 8.46% 급등해 10만9000원까지 뛰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다”며 “중기적으로도 경기회복 신뢰가 점차 강해지고 있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마이크론의 내년 실적 가이던스가 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뛴 영향도 있다”며 “외국인들 사이에서 디램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전일 마이크론은 내년 1분기 매출 전망을 50억~54억달러에서 57억~57억50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너무 빨리 올랐다”…포트폴리오 조정

코스피가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에 비해 너무 빠르게 올라왔다는 의견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는데 아직은 이르다”며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이익 자체가 레벨업 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에서 2011년,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코스피 이익 자체가 큰 폭으로 뛰었을 때 지수도 올랐다”며 “내년 코스피 이익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나 2017년만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2009년 99조8590억원에서 2010년 131조3763억원으로 31.6%나 급증했다. 이후 2011년은 126조577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의 경우 127조3563억원에서 2016년 147조4116억원으로, 2017년에는 194조67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2019년에는 138조1841억원으로 급격히 줄었고 올해 이익 추정치는 133조2940억원으로 예상한다. 그나마 2021년 추정치는 184조2274억원으로 전망하나 2017년에는 못 미친다.

윤 센터장은 “내년에 금리가 오르고 유가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주변 환경이 만만치 않다”며 “올해 말과 내년 초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향후 지수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가 보다 종목별로 순환이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현금 비중을 늘릴 시기”라고 조언했다.

급등한 반도체 관련주가 조정을 보일 가능성도 점쳐졌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반도체 가격이 해석하기 나름”이라며 “올해 4분기와 내년 초까지는 실적 측면에서 좋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는 과정”이라며 “재고 소진 후 내년 새로운 사이클이 도래하면 신규 투자와 함께 실적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1월 말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확정됐는데 서버 디램의 경우 고정가격이 전월 대비 1.8% 하락했다. PC 디램은 분기 계약이기 때문에 10월에 결정된 고정가격이 12월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1분기가 계절적인 비수기인 데다 디램 가격은 내년 2월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최 센터장은 “반도체 관련 종목은 4분기 실적 확인 후 정상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장형 가치주 주목

전문가들은 당분간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경기회복기, 시중금리의 완만한 상승, 달러화 약세 등 현재의 여건들은 가치주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량적으로 단순히 저PER, 저PBR을 편입한다면 예상보다 성과가 부진할 가능성이 크므로 IT가전, IT하드웨어, 자동차, 화학 등 성장형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2.47배를 밑도는 주요 종목으로는 화학에서는 효성화학(PER 3.87배, PBR 0.77배), 대한유화(PER 7.24배, PBR 0.76배) 등이 꼽힌다.

자동차에서는 기아차(PER 7.54배, PBR 0.73배), 현대차(PER 9.61배, PBR 0.66배), IT장비에서는 LG이노텍(PER 7.84배, PBR 1.25배), 대덕전자(PER 8.31배, PBR 0.79배) 등이다.

최 센터장은 “11월 수출 데이터만 봐도 15개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10개가 증가했다”며 “반도체만 봤을 때는 급등 후에는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여 단순한 가치주보다 수출이 뒷받침되는 성장형 가치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에 가치주의 강세가 어느정도 나타났음에도 연중 급락세가 깊어 아직 평균 성과에 미치지 못한다”며 “배당주와 가치주는 상관성이 높아 연말 배당주 반등세는 가치주에게도 호재인데 가치주의 강세는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계절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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