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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내분 격화… 윤석열 장모 기소한 중앙지검 검사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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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관계자 “내부시스템 완전 붕괴” 내부불만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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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청사를 나서는 검찰 관계자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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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복귀하면서 윤 총장의 직무배제를 주도했던 법무부와 윤 총장 가족 수사를 하던 서울중앙지검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윤 총장 장모 사건을 지휘한 간부 검사가 사표를 내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이고, 법무부 내부에서는 ‘추 장관이 소수의 측근들과 윤 총장 감찰을 벌이다 일이 꼬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 장모 기소’ 중앙지검 간부 사표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2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존재가치를 위협하는 조치들을 즉각 중단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사의를 밝혔다. 사직의 변으로 밝힌 짤막한 입장문에는 누구를 향한 ‘바람’인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윤 총장 징계 청구를 강행하고 있는 추 장관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김 차장검사는 올해 1월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 기용된 뒤 8월 인사에서는 1차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1년 가까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호흡을 맞춘 측근으로 꼽힌다. 최근엔 윤 총장 징계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성명이 이어지고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평검사들도 가세한 상황에서 차장검사들이 침묵하면서 원성을 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 차장검사는 최근 지인들에게 “이 지검장에게 이 사태에 대한 진언을 하는데 들어주질 않는다. 사표를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검사가 윤 총장 장모 수사를 지휘하면서 쌓인 후배들의 불만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차장검사와 수사팀은 윤 총장 장모 기소 시점과 추가 조사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사건을 맡았던 형사6부의 일부 검사들은 이 지검장 등이 무리하게 기소를 밀어붙이는 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 장모 사건에서 수사팀의 기소 의견은 일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차장검사가 여러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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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내부시스템 붕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2일 검찰 내부망에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제 소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다. 검찰 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아 잘 극복해 내리라 믿고, 그럴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사직의 변을 올렸다. 윤 총장 징계 청구 철회를 건의했으나 추 장관이 이를 거절하자 항의의 표시로 낸 사표다. 정부 부처는 장관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지만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법무부는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법무부 내부는 ‘추 장관이 대부분의 간부를 소외시키고 소수 측근들과 일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상당하다. 이번 윤 총장 감찰·징계 과정에서 드러난 지휘계통 건너뛰기가 그 단면이다.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윤 총장 대면조사를 시도하면서 직속상관인 류혁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박 담당관은 지난 1일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보안상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말라는 추 장관의 지시를 따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법무부 감찰관실 조직 내부에서도 보안을 강조했던 추 장관의 ‘용인술’이 윤 총장의 복귀 등 역풍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감찰 조사보다 더 큰 반발을 샀던 윤 총장 직무정지 결정에도 결재라인인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의 결재가 빠진 채 실행되기도 했다. 위임·전결 규정을 근거로 결재·보고 과정이 생략된 윤 총장 감찰·직무배제에 흠결이 발견되면서 추 장관에게 부메랑이 날아온 것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법무부는 심재철 검찰국장, 박은정 감찰담당관 정도만 장관과 회의·대화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며 “법무부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사표를 낸 고 차관 후임으로 이용구 전 법무실장을 급하게 기용했지만 60년 만에 임명된 판사 출신 차관이 법무부 내부 갈등을 정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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