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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암살 닷새 만에…간첩혐의 과학자 사형 집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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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30일 이란 테헤란 북부 성지 이맘자데 살레 사원에 테러 암살로 사망한 핵 과학자 모흐센 파흐리자데의 주검을 담은 관이 놓여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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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과학자 모흐센 파흐리자데 암살 사건으로 인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란 핵 과학자의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체포된 과학자의 사형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이란 의회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을 올리는 법안을 추진한다.

<가디언> 등은 1일 이란·스웨덴 이중 국적을 가진 재난의학자 아흐마드레자 잘랄리의 부인과 국제 인권단체 등이 잘랄리의 사형이 이르면 2일 집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잘랄리는 1일 에빈 교도소에서 라자이 샤르 교도소로 이송될 예정인데, 교도소 이송은 사형의 이전 단계로 꼽힌다. 또 이란에서는 사형이 통상 수요일에 집행돼왔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일했던 잘랄리는 2016년 4월 이란 핵 과학자들과 핵 시설 관련 정보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넘긴 혐의로 이란 당국에 체포됐고, 이듬해 사형이 확정됐다. 이란 국영방송은 잘랄리가 자신의 혐의를 자백하는 내용의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잘랄리 쪽은 강요에 의한 자백일 뿐이며, 실제 체포 이유는 그가 이란 정부의 간첩 행위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웨덴 정부와 국제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24일 이란 정부에 잘랄리에 대한 사형 집행 정지를 요구하는 등 구명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왔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지난달 노벨상 수상자 153명이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잘랄리 구명 활동을 해온 인권단체들은 최근 이란 핵 과학자 암살 사건이 그의 구명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란 의회는 파흐리자데 암살에 대한 보복성 법 제정에 들어갔다. 1일 이란 의회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을 20%까지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란은 2015년 미국 등과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맺으면서 향후 15년간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 이하로 제한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이 협정을 탈퇴하면서 4.5%까지 올려놓은 농축 수준을 20%까지 올리기로 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8월 발의된 뒤 지지부진했으나, 파흐리자데 암살로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이란 핵 과학자 암살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해석했다. 다만 최종 통과까지는 몇 단계 합의를 더 거쳐야 해, 이란이 새로 들어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 등 전반적인 정세를 살핀 뒤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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