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김욱준 1차장 검사는 어제 이성윤 검사장에게 사의를 표명하였고 오늘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이성윤 검사장과 2차장 사의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중앙지검은 그러면서 김 차장검사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협하는 조치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밝혔다는 사의(辭意)의 변(辯)도 함께 전했다.
2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 |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장관의 직무 집행 정지 조치에 대해 법원이 효력을 정지하고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절차가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결론 내린 뒤, 이날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혼돈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오전부터 1차장 검사와 2차장 검사가 사표를 냈다는 말이 나왔고, 이성윤 지검장 역시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지검장은 오전에 연가를 쓰고 출근도 하지 않았다. 중앙지검은 “이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관련 부서에 명예퇴직이나 연금 등을 확인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친정권 성향 검사들의 말로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 김 차장은 그간 이 지검장의 측근 참모로 있으면서 윤 총장 처가 의혹 사건을 수사 지휘 했다. 지난 24일에는 추 장관이 윤 총장 직무 집행 정지를 발표하기 약 4시간 전 중앙지검 형사6부가 윤 총장 장모를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기소했는데, 형사6부를 지휘한 게 김 차장이었다. 일부 형사6부 검사들은 이 지검장과 김 차장이 윤 총장 장모 기소를 밀어붙이자 이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지난 8월 인사에서 1차장으로 인사가 나기 전에는 중앙지검 4차장으로 있으면서 옵티머스 펀드 사건을 수사 지휘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은 김 차장의 지휘 당시 여권 인사가 연루된 문건이 나왔지만 이에 대한 수사를 뭉갰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 차장은 지난 검찰 인사에서 중앙지검 4차장에서 1차장으로 수평 이동할 만큼 이 지검장의 최측근 참모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차장이 그간 친정권 성향에 서있다가 상황이 달라지니 급하게 사표를 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조국 흑서' 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는 “난파를 앞둔 문재인호에서 법무부 차관과 중앙지검 차장들이 속속 배에서 탈출하고 있다”고 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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