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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헤럴드포럼] 수출농산물 안전관리, 딸기 비상(飛上)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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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딸기 철이 왔다. 어릴 적 추억 속에 깃들어 있는 딸기는 온실이 보편화되지 않아 크기도 작고 그다지 달콤하지 않아서 설탕을 뿌려 먹거나 잼을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시설 재배 확대로 날씨가 추워지는 11월 말부터 딸기가 생산되고, 생각만 해도 달콤한 맛과 향이 떠오를 만큼 품질도 좋아졌다.




겨울철 대표 과일로 손꼽히는 딸기는 불과 15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육종한 품종이 80~90%를 이뤘지만 정부의 품종 개발과 보급 노력으로 ‘매향’ ‘설향’ 등 국산 품종 점유비율이 2005년 9.2%에서 2017년 93.4%까지 늘어났다. 국산 딸기 품종 중 ‘매향’은 식미가 뛰어나고 과육이 단단해 수출용으로 주로 재배되고 있는데, 품질과 안전성을 갖춘 딸기 생산을 위해 정부와 수출 농가가 함께 발맞춰 가고 있다.

현재 딸기 재배면적은 약 6000ha에 이르며 연간 생산액이 1조5000억원으로, 과채류 중 가장 많다.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딸기가 주목을 받으며 2019년 딸기 수출액은 5264만달러(582억원가량)로, 2018년보다 15% 늘었다. 한국 딸기의 인기로 태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에게 초콜릿 대신 한국 딸기를 선물하기도 하고, 방콕 최고급 유통 체인 ‘엠포리움(Emporium)백화점’은 고메마켓(Gourmet Market·식품관)에 한국산 농산물 전문 판매점 ‘K-프레시존(K-fresh zone)’을 만들어 딸기 등 신선 농산물을 상설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나라가 보호무역주의로 무역 정책의 방향을 전환시키면서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식품 안전 및 동·식물 방역상의 이유로 농산물 등의 수입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태국은 수입 신선 과채류에 대해 잔류 농약 관리를 강화했는데, 태국 통관 시 수출국 정부기관 등에서 발급한 분석성적서가 없을 경우 잔류 농약 검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비관세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우리나라 농산물이 수출 대상국 안전 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잔류 농약,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사전에 검사해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농관원은 전국 121개 사무소에서 농산물 시료를 채취하고 시험연구소 및 9개 지원에서 유해물질 분석을 통해 연간 5000여건의 수출 농산물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농산물 안전성 검사 중 딸기가 789건을 차지하고 있다. 유해물질별 허용 기준을 통과한 딸기 대부분이 태국 등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됐다.

이렇게 농관원이 우리 농산물 안전성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수출 농산물 안전성 부적합률(허용 기준 초과 비율)은 6.9%로, 2016년 12.4%에 비해 5.5%p 감소했다.

‘힘과 마음을 합치면 하늘을 이긴다’는 속담이 있다.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못 할 일이 없다는 뜻과 같이 우리 딸기가 세계 곳곳에 수출되기 위해서는 농가, 수출업체, 정부 등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 농관원 역시 ‘딸기 비상(飛上)’을 위해 더운 나라 태국은 물론 추운 나라 러시아에도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

노수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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